여자축구 벨호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에서 성사된 ‘남북 대결’에서 완패해 25년 만에 4강행에 실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역전패했다.
전반 41분 손화연(현대제철)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에만 3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 5위로 마친 1998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아울러 아시안게임 북한전 연패 기록도 늘어났다. 6번 만나 모두 졌다.
18년 전 2005년 8월 동아시아축구연맹컵에서 북한에 1-0으로 이긴 대표팀은 이후 12차례 만나 2무 10패로 고전했고, 이날도 웃지 못하며 13경기째 무승이 이어졌다.
지난 7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벨호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하고 일찌감치 짐을 쌌다.
남북 대결에서 완패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8강에서 마친 여자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은 석연치 않은 판정에 화를 참지 못했다.
지소연은 30일 중국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8강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축구하면서 심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심판 능력과 자질을 의심할 만한 경기”였다고 밝혔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이날 북한에 1-4로 대패해 4강행이 불발됐다. 지난 3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했던 한국 여자 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에 들지 못한 건 25년 만이다.
한국은 이날 북한과 전반 1-1로 맞섰으나 전반 막바지 공격수 손화연(현대제철)의 퇴장이라는 악재를 맞았고, 후반에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지소연은 “오늘 심판의 결정이 너무 큰 영향을 줬다. 축구하면서 이렇게 불공정한 경기는 처음이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손화연의 퇴장은 말이 안 된다. 90분 내내 북한 선수와 싸우며 심판 판정에 흐름도 끊겼다”며 “우리가 부족한 것도 많았지만, 11명이 싸웠더라면 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태클을 당했을 때 비디오 판독(VAR)이 있었다면 퇴장도 나올 만한 파울이 있었다. 후반전에 전은하가 페널티킥을 얻었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경고조차 없었다”며 “심판이 매우 아쉬웠다”고 재차 곱씹었다.
“저도 처음으로 이성을 많이 잃은 경기였다. 흥분한 상태로 심판에게 계속 항의해서 제가 추후 징계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심판도 징계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김경영, 페널티킥으로 네 번째 골
여러 변수가 있었다고 해도 4골이나 내주고 완패해 조기 탈락한 건 결국 현실이다.
7∼8월 열린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무승 탈락에 이어 다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일찍 짐을 싼 것이 한국 여자 축구의 현주소다.
지소연은 “벨 감독님이 오시고서 저희가 정말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한 꺼풀’을 더 벗겨내서 결과를 내야 하는데 항상 고비를 넘지 못해서 아쉽다. 오늘 이겼다면 결승까지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고비를 못 넘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월드컵의 아픔 이후 아시안게임을 보고 묵묵히 걸어왔는데, 결과가 매우 아쉽고 실망스럽다”면서도 “좌절할 시간이 없다. 다시 올림픽을 보며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배로 북한과 맞대결 13경기 연속 무승(2무 11패)에 빠진 한국 여자 축구는 공교롭게도 다음 달 예정된 2024 파리 올림픽 2차 예선에 북한과 같은 조에 묶여 다시 만난다.
“곧 북한을 또 만나야 해서 더욱 좋은 분위기로 가져가고 싶었는데, 어려운 경기였다. 축구뿐만 아니라 말싸움으로도 너무 비매너적이라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지소연은 “다음 대결 땐 오늘과 다른 양상이어야죠”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남북 대결에 패해 25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실패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도 심판이 공정하지 못했고, 대회 운영도 편파적이었다며 격한 분노를 쏟아냈다.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심판을 향해 “이 장면이 옐로카드라는 데 이견이 있다”며 “이런 심판이 훌륭한 심판일까에 대해 의문”이라며 격하게 질타했다.
이어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는 심판 판정이 중요했는데, 그게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특히 마지막 7∼8분에 많은 일이 있었다”며 “심판 판정에 의구심이 든다. 이런 대회에는 더 전문적인 심판을 섭외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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