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연속 예치금 줄어…조만간 100조 밑으로 줄어들 듯
통장가입자 수 7개월만에 86만명 줄어…전문가 “보험처럼 유지하는 것도 고려”
서울에 있는 직장인 이모(30)씨는 최근 6년째 유지한 청약통장을 해지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씨는 “이전에는 청약통장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1인 가구라 청약 가점이 낮아 당첨 가능성도 작고, 금리가 낮은 청약통장에 목돈을 넣어두는 게 오히려 손해 같아 고민된다”고 했다.
청약시장 인기가 식으면서 집값 급등기에 내 집 마련의 필수로 여겨졌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청약통장 예치금도 작년 8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반년 만에 5조원 넘는 금액이 줄었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저축) 예치금은 100조1천8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치금이 정점을 찍은 작년 7월(105조3천877억원)보다 5조2천28억원(-4.9%) 줄어든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예치금 규모는 조만간 100조원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청약통장 예치금은 2021년 10월 10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시·도별로 보면 예치금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작년 6월 32조7천489억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31조1천817억원으로 7개월 만에 1조5천671억원(-4.8%) 감소했다.
대구는 작년 4월 4조2천24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9개월 만에 5천310억원 줄어 감소율이 14.4%에 달했다.
경북은 작년 6월 정점에 대비해 지난달까지 3천496억원(-11.5%) 줄었고, 부산도 같은 기간 5천371억원(-8.8%)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작년 7월부터 7개월 연속 줄고 있다.
가입자는 작년 6월 2천860만명에서 지난달에는 2천774만명으로 7개월 만에 86만명 줄었다.
현재 4대 청약통장 유형 중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청약통장 해지자는 작년 1월 25만명 수준이었으나 하반기부터 매월 불어나기 시작해 작년 11월에는 한 달 새 51만9천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해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청약제도가 개편되더라도 통장을 오래 유지해 가점이 높은 사람에게 당첨 기회가 높아지는 것은 변함없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보험처럼 길게 유지하는 편이 낫다”며 “급전이 필요할 때는 통장 해지보다는 청약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c) 연합뉴스 전재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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