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첫 해외공략’ 인도네시아 낙점 분위기 청년인구·경제성장에 주목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가 첫 해외 진출 지역으로 인도네시아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들과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곳 가량의 현지 은행을 인수 후 합병, 법인 설립 절차에 나선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인수 대상은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금융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뱅킹 플랫폼을 갖춘 은행들이 물망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뱅크 측은 동남아 현지 진출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진출 시기나 국가는 특정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등 현지를 방문해 다양한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해왔다”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2월 간담회에서 하반기 내 해외 진출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 진출은 반드시 이뤄내고 싶은 분야고 우리나라 금융 역량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카카오뱅크가 가진 비대면 모바일 기술이 해외 진출에 가장 큰 자산”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 이후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동남아 지역을 타깃으로 진출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모기업인 카카오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 비대면 서비스를 무기로 현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인도네시아는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부적으로 해외진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6월 카카오뱅크 전략기획팀은 글로벌 사업 기획을 담당할 인재 채용을 개시하고,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우대 조건으로 내걸었다.

카카오뱅크는 인재 채용과 함께 현지 합작법인 설립이나 M&A, 지분투자, 사업제휴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수의 국내 은행들이 선택한 방법이기도 하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 은행 중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현지 은행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병하면서 진출 타진하고 세를 넓혔다.

인도네시아는 국내에서만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진출해 있는 인기 지역이다. 그만큼 ‘레드오션’이지만, 디지털 금융에 대한 높은 수요와 한국 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등으로 우리 금융권에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2억 8천만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청년층 인구 비중이 높아 비대면 금융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이다. 연 경제성장률이 6%에 달하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내 ‘MZ 세대(1981년~2012년 출생)’ 인구는 53.81%에 달한다. 반면 금융 서비스 이용률은 아직 낮아 인구의 절반은 은행 계좌조차 갖고 있지 않다.

카카오뱅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게 되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에는 최초가 된다. 하지만 앞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이 네이버 계열사 ‘라인(LINE)’과 협업해 설립한 디지털뱅크 ‘라인뱅크’의 사례가 있다. 지난 2021년 6월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라인뱅크는 지난해 10월말 기준 가입자수가 47만명까지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금융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인도네시아는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국가”라며 “시중은행들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기술력을 앞세워 현지 젊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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