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에서 ‘디지털 노마드’까지 동남아로?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사이에서 동남아시아 국가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는 ‘디지털(Digital)’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로,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민 정책 기관(Migration Policy Institute)의 6월 보고에 따르면, 현재 25개국 이상의 국가가 원격근무자를 위한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최소 2750달러(한화 약 394만원)의 월급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포르투갈을 포함해, 스페인, 이탈리아, 몰타가 대표적인 디지털 노마드 비자 제공국이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유일하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DE 란타우 노마드 패스(DE Rantau Nomad Pass)’라는 이름으로 지난 10월 1일부터 디지털 노마드 비자 신청을 받고 있다.

최소 2만 4000달러(한화 약 3450만원)의 연 수입이 있어야 하며, 비자 신청에는 추가로 215달러(한화 약 3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말레이시아 디지털 경제 공사에 따르면, 이 비자를 발급받는 경우 최소 3개월의 필수 체류 기간을 충족해야 하며, 최대 12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다.

이후 추가로 12개월 연장이 가능하며 배우자와 아이들 또한 비자 유효기간 동안 함께 거주할 수 있다. 모든 재택근무자가 비자 발급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IT와 온라인 마케팅 산업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와 독립 계약자, 그리고 비말레이시아 회사에 고용된 재택근무자만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태국의 경우 지난 9월에 LTR(Long-Term Resident)이라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새롭게 출시했다. 태국 온라인 비자 사이트에 따르면 외국인 지원자는 ‘부유한 국제 시민’, ‘부유한 연금 수령자’,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 그리고 ‘태국 파견 근무자’라는 4개의 그룹으로 분류된다. 또한 비자 신청에는 5만 밧화(한화 약 188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지만 조건이 까다로우며, 비자 신청 직전 2년의 연 소득이 최소 8만 달러(한화 약 1억 1500만 원) 이상이어야 비자 신청이 가능하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석사 학위, 지식재산권, 혹은 특별한 형태의 자금 지원을 받는 사업주의 경우에 신청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태국이나 외국 회사와 고용 및 서비스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해당 업계에서 5년 이상의 경력이 증명되어야 한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이외에 인도네시아도 디지털 노마드 비자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9월, 인도네시아 관광부 장관인 사디아가 우노(Sandiaga Uno)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디지털 노마드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현재 B211A 방문 비자 하에서 원격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이민국 웹사이트에 따르면 원격 근무는 B211A 방문 비자하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유효한 활동이 아니다.

따라서 아직 인도네시아에는 공식적으로 마련된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루터스가 인용한 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약 3000명의 디지털 노마드가 이미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