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테러 주범 가석방 논란 “이의신청 검토”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 폭탄테러의 주범인 우마르 파텍이 가석방될 것이라는 소식에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호주가 반발하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반대 의견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4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야손나 라올리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 장관은 전날 우마르 파텍이 성실히 수감생활을 했고, 반테러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인도네시아 법을 따르기로 서약하는 등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고 했다.

라올리 장관은 또 테러 대응 전담기관으로부터 파텍에 대한 가석방 의견을 받았다며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를 교화한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파텍의 가석방에 이의를 제기한 곳도 있다며 반대 의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의 반대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호주 정부가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이 일은 국내 문제로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며 부인했다.

파텍은 19명이 숨진 2000년 크리스마스이브 폭탄 테러와 2002년 10월 12일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의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의 주범이다.

발리 폭탄 테러로 202명이 숨지고 209명이 다쳤으며 사망자 중에서는 호주인이 88명으로 가장 많았다.

파텍은 동남아시아 이슬람 통합국가 건설을 목표로 결성된 동남아 이슬람원리주의 연합단체 제마 이슬라미야의 핵심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이들 테러에서 사용된 폭탄을 제조했다.

그는 테러 이후 파키스탄에 숨어 있다 2011년 1월 체포돼 그해 인도네시아로 송환됐다.
파텍은 자신이 폭탄을 제조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폭탄이 테러에 사용될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법원이 그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법원은 파텍이 수사관들에게 협조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했다는 이유로 사형이 아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후 그는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등 각종 기념일에 여러 차례 감형 혜택을 받아 전체 형량을 약 3년 정도 줄였다. 특히 지난 17일 독립 77주년을 맞아 5개월 감형을 받으면서 가석방 기한을 채우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수감 기간이 전체 형량의 3분의 2를 넘으면 가석방 대상이 된다.

파텍이 가석방 대상자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제기한다며 가석방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c.연합뉴스-한인포스트 전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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