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임원들이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정상화를 위해 현지로 출동했다고 헤럴드경제가 보도했다. 이는 아직 부실자산 매각이 종료되지 않은 만큼 현지 상황을 냉철하게 살피고, 향후 부코핀은행에 KB국민은행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이식할 방안을 찾기 위한 취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 서영호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전무 등 주요 임원들은 최근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현황 파악차 출장을 떠났다. 이들은 부코핀은행 뿐 아니라 일정을 쪼개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코핀은행은 KB금융에게 ‘아픈 손가락’ 같은 곳이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중 자산규모 20위권 내로 국민은행은 2018년 7월 지분 22%를 취득해 2대주주가 됐다. 이후 2020년 9월 지분 67%를 확보해 경영권을 얻었다.
해외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지만, 이에 따른 수업료도 만만치 않다. 인수 초부터 뱅크론 우려가 불거지면서 고가 인수 논란이 벌어졌던데다 인수 이후에 KB국민은행이 생각했던 것보다 부실채권이 훨씬 많아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영업환경까지 나빠지면서 사정이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용대출이 아닌 담보대출을 다루는데, 담보 물건에 대한 시장 가격 평가 등이 잘 갖춰져있지 않다보니 담보자산 매각 등도 예상보다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이 부회장을 포함해 주요 임원들을 인도네시아로 파견한 것도 부코핀은행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냉철하게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또한 부코핀 정상화를 위해 인력 투입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KB금융지주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인사책임자(CHO),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등을 역임한 이우열 신임 은행장을 부코핀은행의 구원투수로 내보낸 상태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 정상화 목표로 부실자산의 절대 규모 및 비중을 줄이고, 충당금 적립 전까지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삼았다. KB국민은행이 인수한뒤 유동성 위기를 감수하고 대출을 막은 것도 대출 시스템 정비 등에 할애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후문이다. 다만 단기간에 부코핀은행이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전 분야에 KB국민은행의 노하우를 이식하겠다는 계획이다. 각 분야에 걸쳐 전 부서 직원들 뿐 아니라 임원들을 직접 보낸 것도 비즈니스 파트너로 업무 시너지를 발굴하라는 취지다.
또 다른 KB금융 관계자는 “연 상근직원들이 50명 이상 부코핀 은행으로 가긴 했지만, 이번 출장에 임원들이 공교롭게 한번에 많이 가게 된 것”이라며 “부코핀 정상화 특명을 받은 만큼 글로벌 사업을 지휘하는 이 부회장부터 CFO 등 주요 인물들이 현실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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