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팜유 인도는 밀 수출 금지… 전 세계 ‘식량 안보’ 비상

코로나19 팬데믹에 우크라이나 전쟁, 가뭄까지 겹치면서 식료품 생산국은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을 금지하는 등 식량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제2의 밀 생산국인 인도 정부는 이날부터 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앙 정부의 허가를 받은 물량만 수출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국 내 식량 안보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다. 세계 1위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 정부도 자국 내 식용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팜유 수출을 중단했다.

식품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미국·캐나다의 흉작 등으로 인해 작년부터 고공행진했다. 지난 2월부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팜유·밀·옥수수·비료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10%, 옥수수 수출의 14%, 해바라기유 수출의 50%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 팜벨트 주요 지역에서는 악천후로 봄 재배가 지연되면서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12일 미국 농무부는 2022~2023년 세계 밀 비축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2억6700만t으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밀 선물가격은 올해 초 이후 50% 넘게 올랐다. 옥수수 가격은 30%, 콩은 20% 이상 인상됐다.

식량 위기로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개발도상국이다. 밀 수요의 45%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의존하는 스리랑카는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 수입 감소, 높은 외채 부담, 세수 감소에 식량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이란에서는 설탕·식용유 같은 주요 품목 가격이 갑작스럽게 인상하면서 며칠 동안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카메룬에서는 매일 빵을 소비하는 2600만명 중 약 절반이 빵을 얻지 못하고 있다. 25센트였던 9온스짜리 빵 한 덩어리는 현재 90센트에 거래된다.

아프리카의 식량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이미 코로나 봉쇄와 폭력사태로 인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었다.

주요 7개국(G7) 대표단은 14일 독일 북부에서 회의를 마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식량,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항구가 봉쇄되면 이르면 내년 초에는 전 세계가 식량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 더좋은 미래)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