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세계를 양분한 아시아 유니콘 기업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기업의 절반 가량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니콘 기업 가운데 올 3월 미국 뉴욕 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이나 중국 ‘알리바바’ 등 e커머스 업체가 15%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인공지능(AI)과 핀테크 분야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나 스타트업 천국이라 불리는 이스라엘 등을 제치고 유니콘 기업 수에서 세계 5위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이데일리와 KG제로인이 주최하고 국내·외 대체투자 전문가들이 참여한 글로벌 대체투자 웨비나(GAIC webinar)에선 아시아 유니콘 기업에 대한 새로운 투자 기회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루퍼트 후거워프 후룬(Hurun)그룹 회장은 이번 웨비나에서 “유니콘 기업에 대해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우리 모두가 유니콘의 고향은 미국 실리콘밸리란 생각이 매우 지배적이지만, 세계 어느 곳보다 더 많은 유니콘이 아시아에 있다는 사실”이라며 “아시아 유니콘들이 세계를 이끌고 있고 그 투자자들도 아시아 출신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후룬그룹이 집계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586개로 이 중 45.6%에 달하는 267개가 아시아 기업이었다.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은 곳은 미국(233개)이었지만 상위 10위 안에는 한국(11개·5위)과 중국(227개·2위), 인도(21개·4위), 인도네시아(5개·10위) 등 아시아 국가 4곳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 분야별 유니콘기업 수는 △e커머스 89개 △AI 63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53개 △공유경제 33개 등의 순이었다. 유니콘 기업의 평균 업력은 9년이었고 3년 이하인 업체도 33곳이나 됐다. 이들 기업의 대표는 평균 43세로 10년 가량 관련 업무 경력을 보유했다.
후거워프 회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586개였던 유니콘 기업은 올해는 300개 가량이 더 늘어났고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아시아는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창업을 위한 수많은 인재와 일류 대학,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는 유니콘 기업 성장을 위한 기업가 정신을 갖추고 있고, 산업 생태계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며 “한국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로도 기업 가치가 180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크래프톤과 같은 엄청난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을 계기로 한국 유니콘 기업이 부각되면서 우리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는 “한국은 세계 5위 규모의 유니콘 기업이 있고 해외 투자자들도 로컬 시장에 점점 더 많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는 많은 전자 상거래와 컨벤션 미디어 스타트업이 있고, 유니콘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니콘 기업을 보유했고, 미국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한 중국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제시했다.
창 자오 BCC 글로벌 대표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5년 이후 세계 2위지만 구매력을 고려한다면 최근에 미국을 능가했다”면서도 “공공과 민간 모두에서 투자자들이 사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증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척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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