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류 공장 캐퍼 다 찼다

코로나19 창궐로 전 세계 섬유의류 수요 및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극심한 오더 가뭄으로 해외 의류 소싱 공장들이 파리 날리는 것과 달리 최근 들어 미국 유통 업체들의 오더가 몰려 소싱 공장 확보전이 치열한 역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의 재택근무가 대세를 이뤄 홈웨어·라운지 웨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미국 내 유통 업체들이 한국을 비롯한 의류 벤더들에게 캐퍼 배정을 학수고대하고 있어 주도권을 잡는 의류 벤더들이 칼자루를 쥐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의류 벤더와 바잉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의류 수요 붕괴로 신규 오더는커녕 이미 계약해 완성된 제품까지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미국 내 유통 업체들의 얌체 상혼으로 한국 벤더들의 해외 소싱 공장들이 대규모 손실과 파리 날리는 고통의 세월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유통 업체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의 급팽창 붐을 타고 재택근무에서 쉽게 착용하는 애슬레저 홈웨어·라운지웨어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캐주얼 의류 수요도 점차 회복되고 있어 내년 S/S 시즌용 오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더욱 월마트와 타겟 등 초대형 유통 업체들은 코로나19 피해를 입지 않고 매출이 승승장구하면서 내년 S/S용 오더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갭’이 매출 호조에 힘입어 비행기로 싣고 있을 정도로 딜리버리가 급한 상황을 반영, 오더량이 급증하고 있다.

또 AEO(아메리카 이글) 그룹의 홈웨어 전문 에어리의 매출이 급증한 가운데 대량 오더가 이루어지고 있고 홈웨어·라운지 오더뿐 아니라 캐주얼 전문의 아베크롬비 앤 피치 등도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급증해 신규 오더가 전반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다만 내년 S/S 시즌 오더 중 데님이나 우븐 소재가 주춤한 대신 레깅스와 트레이닝 복 등 홈·라운지웨어용 니트 소재가 오더의 대세를 이루고 있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내년 S/S 시즌 제품을 조기에 확보해야 할 미국 유통바이어들의 요구와 달리 베트남은 S/S 생산 성수기인 2월 구정 연휴가 20일 가까이 이어져 이로 인한 생산 차질을 커버하기 위해 최근 해외 봉제 소싱 공장 조기 확보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중남미 지역 봉제 소싱 공장 등도 캐퍼 확보가 어려워 바이어들이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로 수요와 공급망이 장기간 붕괴된 가운데 아직도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 상당수가 문을 못 여는 상황에서도 온라인 매출이 활성화된데다 홈·라운지웨어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소싱 공장도 많이 문을 닫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 코로나19 사태로 바이어로부터 오더 취소, 완제품 인수 거부, 지불 거절 등의 고통을 겪어온 의류 벤더들이 과거 외형에 치우친 영업전략에서 안전 위주로 바꾼 후 선별 오더를 가려서 진행하고 있어 신용도 좋은 바이어가 아니고는 벤더들이 외면하는 칼자루를 쥐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S/S 시즌용 소싱 공장 확보전은 바이어와 벤더별, 아이템별로 차이가 있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섬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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