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 관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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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09, 2014)

특별기획

대한민국의 나이를 세는 방식은 참으로 특별하다. 여느 나라들과는 다르게 태내에 있던 시간을 계산하여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한 살을 부여한다. 태내에서부터 자녀의 존재를 존중해주는 느낌이다. 우리 선조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계셨던 것 같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가 아닌 태 중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좋은 태내 환경을 위하여

한 사람의 성격은 기질적으로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인간에게 제공되는 맨 처음 환경은 태내 환경이다.

어떤 태내 환경을 제공받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성격이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부모를 통해 안정되고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고, 불안한 부모에게서 신경질적이고 약하며 쉽게 두려워하는 아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부모는 안정감 있는 태내 환경을 태아에게 제공하게 되고 덕분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비율이 높아진다.

이처럼 태내 환경은 한 사람의 성격과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 첫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이다. 어떻게 하면 태아에게 좋은 태내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을까?

어머니 본인이 원할 때 아기를 가지면 좋은 태내 환경을 조성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계획된 임신을 하게 되면 산모는 누구보다 아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고 온전히 임신을 기뻐할 수 있다. 또한 주변사람들 모두로부터도 축하를 받을 수 있어 산모가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그 감정은 그대로 태아에게 전달된다.

태내에서부터 따뜻함과 안정감을 느낀 태아의 인격은 안정되고, 바깥 세상도 안전하고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곳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다.

짤츠부르크 대학의 실험에 따르면, 아기를 바라는 어머니는 임신 자체를 즐길 수 있고 출산의 고통도 적으며 아기도 건강하게 낳을 수 있었던 반면, 아기를 싫어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는 어머니는 임신 중에 많이 아프고, 아기를 조산하거나 미숙아를 낳는 비율이 높았으며 무기력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아기를 낳았다고 한다.

더 나아가 좋은 태내 환경을 만들고 싶다면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태교를 선택해야 한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태교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클래식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이 태교를 위해 클래식 음악만 틀어놓는 다면 엄마가 이를 통해 행복한 감정을 느낄 리 없고 즉 행복이라는 감정이 아기에게 전달될 리가 없다.

내가 어떤 활동을 통해 행복과 만족감 그리고 평안을 느끼는 지를 고민해 보도록 하자. 상대적인 박탈감, 자책감, 불안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현재 내 여건이 허락하는, 나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활동들을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하지만 살다 보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상황도 있다. 부부 사이가 좋지 못할 수도 있고, 누군가 임신을 축하해주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임신 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갈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 갑자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엄마의 마음상태가 온전할 수만은 없지만, 이 때 태아를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주는 것이 있는데, 바로 엄마의 사랑이다. 태아가 엄마의 사랑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하면 사랑 받고 있다는 감정이 보호막이 되어 태아를 스트레스로부터 어느 정도 막아준다.

마지막으로 지금 내 아이의 태내 환경을 위해 온갖 관심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태아였을 때 나에게는 어떤 환경이 제공되었었는지를 뒤돌아 보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은 나의 부모님을 평가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녀에게 좋은 태내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는지는 현재 나의 성격과 양육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를 만들어온 과거를 스스로 자각해가는 과정을 통해 현재를 교정할 수 있다.
오늘 날 태아의 두뇌발달만을 위해 태교를 하는 산모들이 많다. 영양소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많은 교육적 자극을 태아에게 준다.

때문에 오늘날 아이들은 정말 똑똑하고 어린 나이에 여러 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그 힘든 조기 교육도 거뜬히 소화해 낸다. 하지만 이런 스마트한 아이들 중 인성이 결여되어 있는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심지어 이 아이들이 자신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물론 알맞은 영양소 섭취와 교육적 자극도 중요하다.

하지만 두뇌발달을 위한 태교만큼이나 시급한 것은 감성, 인성을 위한 태교임을 잊지 말고, ‘태교’가 단순히 아이를 스마트하게 양육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좋은 태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사실, 그러나

태아는 1-2개월시 이미 촉각을 느낄 수 있고, 점차 미각과 청각이 발달한다. 뿐만 아니라 7개월이 되면 태아에게 의식이 생기고 쾌와 불쾌의 감정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즉 태아는 엄마의 배 속에서부터 바깥세상의 영향을 받기 충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증명되면서부터, 부모들은 보다 좋은 자극을 태아에게 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태교’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정말 다양한 태교 방법들이 여러 서적을 통해 추천되고 있고, 해마다 유행하는 태교까지 생겨난다. 한 때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태교가, 한 때는 태교 요가가 유행하기도 하였다. 오늘 날에는 태중에 있을 때 3개 국어 이상을 마스터시키기 위한 외국어 태교,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느끼고 보겠다는 취지의 태교 여행도 보편화되었다. 이렇다 보니 남들이 다하는 태교를 하지 못하게 되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부모도 생겨났다.

특별한 태교를 하지 않으면, ‘나는 내 자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부모’라는 생각에 자책감과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태교’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을 본다. ‘태교’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흔한 사실이지만, 정말 ‘태교’가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지는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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