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태복 시인
겨울도 없는데 미친 듯 일하는 벌들
먹을 것도 아니면서 새끼를 위해
열대의 벌들도 그렇게 꿀을 모으고 죽는다
새끼 땡삐는 햄버거로 비만 나방이 되어
아파트 벌집 임대업을 하고 있다
아비벌은 땡볕에서 막일로
벌집 같은 아파트를 여러 채 만들었고
어미벌은 재첩을 머리에 이고
시장통 말벌에 쏘이며
땡삐처럼 독하게 꿀을 날라
새끼들을 키워냈는데
<해설> 공광규 시인
부모가 모아놓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자식은 받은 재산을 가지고 임대업을 하며 비만으로 사는 세태를 땡삐와 땡삐새끼에 비유하고 있다. 땡삐는 시인의 고향인 경상도 방언인가보다. 내 고향 충청도에서는 오빠시라고 했다. 말벌과에 속하는 벌의 한 종류다. 땅 속이나 숲 속에 층층이 된 집을 짓고 산다. 부모님들이 막일과 재첩장사를 하면서 어렵게 모아놓은 재산으로 임대업을 하며 사는 자식을 새끼땡삐로 비판한다. 시인의 세대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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