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대통령, GDP 대비 3% 재정 적자 한도 고수 재천명… “코로나19급 위기 아니면 변경 없다”

Presiden Prabowo Subianto

국제 유가 급등·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 속 재정 규율 의지 재확인… 에너지 자립 가속화도 강조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대 3%로 설정된 국가예산(APBN) 재정 적자 한도를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재확인했다.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당 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으나, 대통령은 이를 단호히 일축하며 재정 건전성 수호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6년 3월 16일(월) 인도네시아 정부커뮤니케이션청(Bakom)을 통해 발표된 공식 성명에서 “적자 한도는 스스로를 규율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라며 “코로나19와 같은 매우 심각한 비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변경할 필요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이며 현 재정 기조를 계속 견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재정 적자 3% 한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핵심 재정 준칙

인도네시아의 GDP 대비 최대 3% 재정 적자 한도는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라는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2000년대 초부터 법제화된 재정 준칙이다.

이 규정은 지난 20여 년간 인도네시아 재정 운용의 근간이 되어 왔으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경제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폭넓게 활용되어 왔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 한도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예의 주시해 왔으며, 이를 국채 투자 및 직접투자 결정의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아 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성명에서 인도네시아가 당초 유럽연합(EU)의 재정 규율 준칙, 즉 GDP 대비 최대 3%의 재정 적자를 제한하는 마스트리흐트 기준을 모범으로 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는 EU 회원국 다수가 이 기준을 더 이상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러한 국제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는 재정 건전성 원칙을 스스로 지켜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부채로 성장” 주장 일부 경제학자들 견해 공개 거부

한편 프라보워 대통령은 대규모 국가 부채 확대를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지출은 능력에 맞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개인적인 철학이 자신의 국정 운영 기조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와 관련하여 자신의 정부가 추구하는 핵심 원칙이 인도네시아 국민이 이른바 ‘분수에 맞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입보다 더 많이 지출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생존을 위한 삶의 기본”이라고 역설하며, 건전한 재정 운용이 단순히 경제적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개인의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원칙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프라보워 대통령이 재정 건전성을 강하게 강조하는 배경에는, 과거 인도네시아가 재정 방만으로 인해 외환위기와 경제 붕괴를 경험했던 역사적 교훈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인도네시아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극심한 사회적·경제적 혼란을 겪은 바 있다.

– 이란 전쟁 장기화·유가 급등…내각 내부에서 적자 한도 완화론 제기

이번 프라보워 대통령의 발언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의 국제 정세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 미국 및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원유 가격이 급격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재정 지출 부담도 상당히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지난주 열린 전체 내각 회의에서는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이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직접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를랑가 장관은 해당 회의에서 이란-미국·이스라엘 전쟁이 6개월 또는 10개월간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보조금 지출 급증 및 세수 불확실성 확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존의 3% 재정 적자 한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여전히 상당 부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구조를 가지고 있어, 유가 급등 시 에너지 보조금 등 재정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 우려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성명을 통해 내각 내부의 이 같은 우려에 정면으로 응답하며, 3% 한도 고수 의지를 재천명한 셈이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극단적이고 예외적인 국가 비상 상황에서는 해당 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대유행이 극심했던 2020~2021년 당시 긴급 재정 지출 확대를 위해 한시적으로 이 한도를 초과한 바 있다.

– 천연자원 보유로 상대적 유리…에너지 자립 가속화도 강조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인도네시아의 강점을 조명하는 발언도 함께 내놓았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팜유, 석탄 등 비교적 저렴하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에너지·식량 안보 측면에서 여타 많은 나라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자원 보유 현황이 대외 충격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완충력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이란 사태가 인도네시아에 재생에너지 전환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위기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이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고 있다며, 정부가 앞으로도 지열, 태양광, 수력,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원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에너지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인도네시아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비쳤다.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2년 안에 우리는 매우 효율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며 “외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매우 낮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단순히 에너지 안보 차원을 넘어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구조적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 재정 건전성과 성장,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프라보워 대통령이 재정 규율을 강하게 강조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경제는 여전히 연간 5%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수도 이전(누산타라), 무상급식 프로그램 등 각종 대형 국책사업들도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한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3% 적자 한도를 절대적으로 고수하는 것이 투자 확대와 복지 지출이 동시에 필요한 시점에서 자칫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프라보워 대통령은 건전한 재정 운용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라는 인식 아래, 방만한 재정 확장보다는 재정 건전성을 먼저 확보한 뒤 그 테두리 안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접근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언은 그러한 국정 철학을 국내외에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이란 사태의 추이와 국제 유가 흐름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재정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프라보워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재정 건전성과 경기 대응력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 나갈지 시장과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비즈니스센터 종합)

[스토리 포인트]
 재정 적자 상한: GDP 대비 3%
 예외: 코로나19급 비상사태
 전쟁 장기화 우려 시나리오: 6~10개월
 한시적 상한 초과 시기: 2020~2021년
 성장 목표: 연 5% 이상
 에너지 자립 기대 시점: 2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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