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무효 판결 이후에도 관세 강행…베센트 장관 “5개월 내 원래 수준 복귀 확신”
(워싱턴·자카르타 = 한인포스트)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조만간 보편적 수입 관세를 현행 10%에서 15%로 추가 인상할 계획임을 공식 확인했다.
이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에 제동을 건 직후에도 행정부가 별도의 법적 근거를 동원해 관세 정책을 강행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국제 무역 질서에 또 한 번 커다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 베센트 재무장관, CNBC 인터내셔널 인터뷰서 공식 확인
3월 6일 금요일, CNBC 인터내셔널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관세 인상 시행 일정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번 주 중 언제든 시행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행정부 내부적으로 이미 관련 절차가 상당 부분 준비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관세 인상이 일시적인 조치임을 강조하면서도, 장기적으로 관세 수준이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을 함께 제시했다. 그는 “5개월 안에 관세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과정은 느리지만 훨씬 더 견고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이번 15% 관세 부과가 법적으로 더 강력한 조항들을 통해 기존의 관세 정책을 복원하기 위한 전환적 교량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 대법원, 트럼프의 IEEPA 활용 관세 부과 권한 무효화
이번 관세 인상 논의의 배경에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중대한 판결이 자리하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근거로 전 세계 국가들에 자의적으로 관세를 부과해 온 행위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렸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3명의 진보 성향 대법관과 2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의 지지를 받아 작성한 다수 의견에서 “대통령은 무제한적인 금액, 기간, 범위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예외적인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버츠 대법원장은 “우리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IEEPA를 활용해 광범위한 무역 보복 및 관세 조치를 취해 온 관행 전반에 근본적인 법적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미국 내외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 트럼프, 대법원 판결에 강력 반발…새로운 법적 근거로 관세 강행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이 헌법의 정신에 충실하지 않으며, 외국의 이익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깊은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IEEPA의 권한을 활용해 잠정적으로 10%의 보편적 수입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0%의 글로벌 관세를 결정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를 다시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며 국제 통상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가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원한 법적 근거는 1974년 무역법 제122조로, IEEPA와는 별개의 조항이다. 이 새로운 관세는 150일간 적용되는 한시적 조치로 설계되었다.
베센트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이 5개월의 전환 기간 동안 미국 무역 당국은 법적으로 보다 강력하다고 평가되는 무역법 제301조와 제232조를 활용해 기존에 대법원 판결로 무력화된 관세 조치들을 법적으로 견고한 형태로 재건할 계획이다. 제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제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 수입 제한 조치의 법적 근거로 각각 활용될 수 있는 조항들이다.
◈ 인도네시아, 글로벌 관세 15% 적용 대상…150일간 유효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는 인도네시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미국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 적용하기로 한 15%의 글로벌 수입 관세가 150일 동안 적용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일랑가 장관은 2026년 3월 4일 수요일 자카르타 남부 발라이 카르티니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 글로벌 관세 설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하며, “150일까지 글로벌 관세는 15%이며, 그 이후 상황을 지켜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150일 이후의 관세 인하 가능성에 대한 추측은 삼가면서도, 현 시점에서 인도네시아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통상 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직접 발표한 인도네시아에 대한 개별 관세율이 당초 19%로 책정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글로벌 관세 15% 적용으로 인도네시아는 사실상 기존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되어, 단기적으로는 다소 숨통이 트이는 효과를 얻게 되었다. 아일랑가 장관은 이에 대해 “[기존 19% 관세 품목은] 15%로 할인을 받고, [0% 관세 품목은] 0%로 유지됩니다”라고 설명했다.
◈ ART 협정 여전히 유효…1,819개 품목 무관세 혜택 지속
한편, 아일랑가 장관은 인도네시아와 미국 사이에 체결된 ART(Arrangement on Reciprocal Trade, 상호무역협정) 협정이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정은 양국 의회의 비준을 거친 후 90일 동안 효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무효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아일랑가 장관은 미국으로부터 0%의 관세를 적용받는 1,819개의 인도네시아산 품목에 대한 무관세 혜택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 혜택의 대상 품목에는 섬유류, 반도체 부품, 팜유, 코코아 및 그 밖의 다양한 농산물 등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인도네시아 수출 업계에는 적지 않은 안도감을 주고 있다.
전직 산업부 장관이기도 한 아일랑가 장관은 정부가 150일 이후의 관세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과의 통상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국제 통상 질서, 또 다른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는 단순히 수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미국 무역 정책의 법적 기반과 국제 통상 질서 전반에 대한 깊은 불확실성을 다시금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 권한을 무효화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1974년 무역법 제122조 등 대안적 법적 근거를 신속히 동원하며 관세 정책을 유지하려는 행보는 행정부와 사법부 사이의 긴장 관계가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또한 5개월 이후 제301조 및 제232조를 통한 관세 복원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각국은 또 다른 국면의 통상 압박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주요 무역 상대국들은 현재의 15% 글로벌 관세가 적용되는 150일이라는 시간을 미국과의 양자 협상력을 강화하고 통상 구조를 재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각국 정부와 산업계는 급변하는 미국의 통상 정책 기조를 면밀히 주시하며 탄력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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