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장관, 노동계 시위에 “임금 산정 ‘알파 계수’ 0.5~0.9로 상향” 화답

기존 0.1~0.3에서 대폭 확대… “경제 성장에 대한 노동 기여도 반영”
실업수당 강화 및 임금보조금 등 추가 지원책도 함께 발표

2026년도 최저임금(UMP) 산정 공식을 둘러싸고 인도네시아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핵심 산정 지표인 ‘알파(Alfa) 계수’의 범위를 대폭 상향 조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야시에를리(Yassierli) 인도네시아 노동부 장관은 지난 17일 자카르타 노동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최저임금 산정 공식의 주요 변수인 알파 계수 범위를 확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파 계수는 경제 성장에 대한 노동력의 기여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기존 정부령 제51/2023호에 따르면 이 계수는 0.1에서 0.3 사이로 제한되어 있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0.5에서 0.9까지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다.

안타라(Antara) 통신에 따르면 야시에를리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알파 계수는 경제 성장에 있어 노동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의미한다”며 “과거 0.10.3에 머물렀던 수치를 0.50.9로 상향 조정한 것은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이례적이고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변경 사항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임금 관련 신규 정부령에 즉각 명시되었으며, 다가오는 2026년도 최저임금 산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야시에를리 장관은 이번 조정이 노동계의 목소리를 정부가 심도 있게 숙고한 결과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무부 주관 지방 정부 합동 설명회를 비롯해 다양한 경로로 전달된 노동자들의 요구가 알파 계수 확대라는 결실로 이어졌다”면서 “이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한 ‘유의미한 참여’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노동부는 향후 임금 결정 과정에서 국가임금위원회(Dewan Pengupahan Nasional)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임금 산정 기준 변경 외에도 추가적인 노동자 복지 지원책이 발표됐다. 정부는 실업수당(JKP) 혜택을 강화해 해고(PHK)된 근로자가 6개월간 급여의 60%를 보전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약 1,500만 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금보조금(BSU)과 주택 보조금 지원 계획도 함께 언급되었다. 야시에를리 장관은 “이 모든 조치는 노동자 복지 증진을 향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이번 신규 정책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방 정부 및 기업인들과의 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생산성과 경쟁력, 지역 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알파 계수를 결정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집중적인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노동조합은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공식 역시 적정생활비(KHL)를 온전히 보장하지 못한다”며 “현장의 체감 물가와 괴리된 거시경제 지표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노정 간의 줄다리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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