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2026년 최저임금 산정 공식에 강력 반발…  주말 대규모 시위 예고

▲2025년 인도네시아 최고 최저임금 지역 순위

인도네시아 정부가 확정한 2026년 주(州) 최저임금(Upah Minimum Provinsi, UMP) 산정 공식을 두고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조합들은 해당 공식이 노동자의 실제 생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 19일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최신 임금 관련 정부령(PP)을 통해 2026년 최저임금 인상 공식을 확정했다. 새 공식은 ‘물가상승률 + (경제성장률 × 알파 계수)’를 기본 골자로 하며, 알파 계수는 지역의 생산성과 경쟁력에 따라 0.5에서 0.9 사이로 책정된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 공식이 거시경제 지표에만 편중된 기술관료적 접근이라며 즉각적인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라 수미라트 전인도네시아노동조합협회 회장은 17일 성명을 내고 “새로운 공식은 노동자와 그 가족의 적정생활비(kebutuhan hidup layak, KHL) 충족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이는 최저임금이 단순한 경제 수치가 아닌 정의와 인도주의 원칙을 포함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미라 회장은 정책 결정의 지연도 문제 삼았다. 당초 11월에 확정되었어야 할 임금 규정이 12월 말에 임박해서야 결정된 점을 지적하며, 긴 논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노동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인상폭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그녀는 또한 최저임금 결정 권한의 지방 이양 역시 지역 간 불평등과 시위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드 이크발 인도네시아노동조합총연맹(KSPI) 의장 겸 노동당 대표 역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크발 의장은 “수백만 노동자의 생계가 걸린,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규칙을 결정하면서 노조와의 실질적인 논의는 단 한 차례, 2시간에 불과했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특히 이크발 의장은 정부가 설정한 ‘알파 계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최저 지수인 0.3(노동계 입수 정보 기준)을 적용할 경우,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4.3%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그는 이를 “저임금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저임금 정치’”라고 규정하며, “노동자에게 생산성을 요구하면서 임금은 최저 수준으로 억제하는 모순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KSPI 측은 오는 19일 금요일, 자카르타와 서부자바, 반튼 지역의 노동자 수만 명이 대통령궁 앞에 집결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자바와 수마트라 등 주요 지방 거점에서도 동시다발적인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다.

노동계는 정부에 ▲최소 전년도 수준인 6.5% 인상 ▲구매력 유지를 위한 67% 인상 ▲알파 계수의 0.7~0.9 상향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크발 의장은 “노동계는 4%대 인상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가 현실적이고 타협 가능한 대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투쟁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새 임금 정책이 노동계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면서, 연말 인도네시아 정국은 노사 간의 팽팽한 대립 속에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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