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젊음의 상징, 급등한 임대료에 상인들 ‘줄폐업’… 배후엔 불투명한 관리 구조
프라모노 아눙 주지사, MRT 질책하며 직접 관리 촉구… 협동조합은 “우리도 피해자” 항변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한때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Jakarta)의 미식과 젊음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던 블록 M(Blok M) 상권이 유례없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급등한 임대료에 내몰린 중소 상인들이 줄줄이 폐업하면서 과거의 활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상권 전체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자카르타 MRT(MRT Jakarta)와 특정 협동조합(Koperasi) 간의 불투명한 임대 관리 계약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활기 잃은 블록 M, 텅 빈 상가들
지난 3일 오후, 한때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블록 M 구역은 깊은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수십 개의 점포가 ‘임대 문의’ 안내문만 남긴 채 굳게 닫혀 있었고, 몇몇 음식점과 액세서리 가게만이 힘겹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북적이던 복도는 고요함에 잠겼고, 과거의 명성을 기억하고 이곳을 찾은 일부 방문객들은 텅 빈 상점가를 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 수년간 음식점을 운영하다 최근 폐업을 결정한 상인 위라(Wira, 30) 씨는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오른 임대료가 상인들의 연쇄 폐업을 불렀다”고 토로했다.
그는 “월 200만 루피아(Rupiah) 수준이었던 임대료가 갑자기 750만 루피아로 세 배 이상 폭등했다”며, “코로나19 이후 겨우 회복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어 주변 상인들과 함께 가게를 접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점포 관리 주체인 자카르타 MRT가 책정한 공식 임대료는 월 50만 루피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중간 관리 역할을 맡은 협동조합이 임대료를 과도하게 부풀려 징수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주지사의 질책과 계약 재검토 지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프라모노 아눙(Pramono Anung) 자카르타 주지사가 직접 개입에 나섰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3일 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투히얏(Tuhiyat) 자카르타 MRT 사장을 강하게 질책하고, 문제가 된 협동조합과의 관리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블록 M의 활성화라는 명목 아래 중소·영세 상인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MRT는 계약서에 명시된 임대료 상·하한선 규정이 지켜졌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만약 협동조합이 계약을 제대로 이행할 능력이 없다면 즉시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MRT가 중간 관리자 없이 직접 점포를 관리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고 투명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빠르게 성장하는 자카르타 경제 속에서 중소·영세기업(UMKM, Usaha Mikro Kecil dan Menengah)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주 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라고 못 박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 전체의 임대 관리 시스템을 점검할 뜻을 내비쳤다.
“우리도 피해자”… 협동조합의 항변과 MRT의 침묵
한편, 임대료 폭등의 주체로 지목된 해당 협동조합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동조합 관리자인 토모(Tomo)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상인들이 장기간 임대료를 미납했고, 협동조합이 그 손실을 대신 떠안으면서 오히려 우리가 재정적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인들의 미납금을 대신하여 MRT 측에 최소 2억 5,900만 루피아를 지불해야 했다”며 자신들 역시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자카르타 MRT는 본 기사가 작성되는 시점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종 관리 책임이 있는 공기업으로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상인들의 불만과 시민 사회의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임대료 폭등과 불투명한 관리 구조 속에 상인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고, 한때 도시의 활력을 대표하던 블록 M은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자카르타 주 정부와 MRT가 이번 사태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규명하고, 상인들을 구제하며 상권을 되살릴 수 있는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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