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공장 대규모 단속… 합법 체류 인도네시아인 구금 파문

인도네시아 정부, 美 당국에 ‘깊은 우려’ 표명 및 공식 해명 요구…총영사관 통해 총력 영사 조력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에서,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완벽히 갖춘 인도네시아 국민이 부당하게 연행·구금된 사실이 확인되어 외교적 파문이 일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미국 당국에 공식 해명을 요구하는 등 자국민 보호를 위한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서류 완벽해도 연행…인도네시아인 억류 사태 발생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지난 2025년 9월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주도한 현대차 공장 급습 현장에서 자국민 A씨가 체포되어 구금되었다고 공식 확인했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A씨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법인인 HLI 그린파워 소속 직원으로, 약 한 달간의 공식 출장 일정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그는 유효한 여권과 비자는 물론, 현대자동차 측의 공식 초청장까지 모든 법적 서류를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었다.

단속 당시 현장에는 A씨 외에도 HLI 그린파워 소속 동료 2명이 함께 있었으나, 이들은 연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독 A씨만이 다른 수백 명의 노동자들과 함께 체포되어, 현재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위치한 ICE 이민 처리 센터에 구금된 상태다. 합법적 출장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차별적인 단속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총력 대응…”모든 영사 조력 제공할 것”

자국민의 부당한 구금 소식이 전해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즉각적인 외교적 대응에 착수했다. 유다 누그라하 인도네시아 외교부 해외국민보호국장은 성명을 통해 “휴스턴 주재 인도네시아 총영사관이 A씨가 구금된 시설과 직접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현대차 및 A씨의 동료들과의 접촉을 통해 그가 합법적인 출장자임을 증명하는 서류와 진술을 재차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당국에 A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다 국장은 이어 “총영사관은 A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외부와의 통신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필요 시 법률 자문 및 지원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영사 조력을 제공하여 우리 국민의 권익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국민 보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美 이민 단속 공정성 도마 위…외교 문제 비화 조짐

이번 사건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마저 잠재적 불법체류자로 간주하여 무차별적으로 단속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이는 미국 이민법 집행 과정의 공정성과 인권 존중 여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이에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측에 A씨를 구금한 명확한 사유와 법적 근거에 대한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민의 기본적인 인권이 침해당한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향후 미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단속은 지난 9월 4일,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을 필두로 연방수사국(FBI), 세관국경보호국(CBP) 등 다수의 연방 기관이 참여한 대규모 합동 작전으로 진행되었다.

미 당국은 수개월간의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현대차 메타플랜트 건설 현장을 급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한국인을 포함한 총 475명을 불법 취업 등의 혐의로 체포·구금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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