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고위 공직자 자택 약탈에 집중 조명

2025년 8월 말부터 인도네시아 전역을 휩쓴 대규모 시위가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재무부 장관과 아흐맛 사흐로니 국회 부위원장 등 고위 공직자의 자택 약탈 사건으로 격화되며 국제 사회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AFP, 로이터,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유수의 언론들은 이 사건을 집중 보도하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심각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고위층 겨냥한 분노, 약탈로 번져

사건은 지난 8월 30일과 31일 주말 사이 발생했다. 31일 새벽, 남부 탕어랑에 위치한 스리 물야니 장관의 자택은 두 차례에 걸쳐 군중의 습격을 받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수백 명의 시위대가 자택에 난입해 TV, 가전제품은 물론 개인 소장품까지 닥치는 대로 약탈했다. 전 세계은행 상임이사를 지낸 세계적 명성의 경제 전문가인 스리 물야니 장관이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의 상징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루 앞선 30일 밤에는 북부 자카르타의 아흐맛 사흐로니 의원 자택이 파괴됐다. 그의 고급 차량과 명품 시계, 가방 등 사치품이 약탈당했으며, 이는 그가 시위대를 향해 “멍청하다”고 비난한 발언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회의원들의 자택 주소가 유포되면서 분노한 민심이 특정 개인을 향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다.

외신, “인도네시아 위기, 글로벌 이슈로 부상”

AFP통신은 “시위 분노 격화 속 인도네시아 재무장관 자택 약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치 엘리트를 향한 대중의 불신과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프라보워 정부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광범위한 소요 사태의 일부라고 지적했으며, 뉴욕 타임스(NYT)는 치솟는 생활비와 실업난, 그리고 경찰 특수차량에 치여 숨진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 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파장도 즉각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태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인도네시아 증시가 폭락하고 루피아화 가치가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알 아라비야 등 중동 매체 역시 금융 시장으로 혼란이 번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의 불안정성이 역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이외에도 재팬 타임스, 싱가포르 CNA, 말레이시아 더 스타, 태국 방콕 포스트 등 아시아 주요 언론들 역시 엘리트 계층의 호화로운 생활과 서민들의 고통 사이의 괴리감이 폭력적인 형태로 표출되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강경 대응과 유화책 사이, 기로에 선 프라보워 정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지난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소요 사태는 반역 및 테러 행위로 변질되고 있다”고 규정하며, 약탈과 공공기물 파괴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보안 당국에 단호한 대응을 지시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동시에 민심을 달래기 위한 유화책도 제시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회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해외 출장비를 포함한 일부 과도한 수당을 삭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성난 민심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를 수용한 것으로, 사태 악화를 막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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