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 쌀 등급제 전면 개편으로 ‘혼합미’ 유통 근절 나서

▲이슬람 단체 중 하나인 무함마디야는 소매 유통 사업 '먼타리마트(MentariMart)'를 공식 출범. 2025.2.27

이 콘텐츠는 구독자 전용입니다.

이 콘텐츠를 열람하려면 구독해 주세요. 구독신청만 하셔도 결제없이 24시간 열람이 가능합니다.
이미 구독 중이면 로그인하세요 Login

고급미·일반미 구분 폐지하고 ‘일반미’·’특수미’ 이원화 체계 도입
소비자 기만하는 ‘오플로산’ 관행 차단 위해 특단 조치 단행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시중에 만연한 혼합미(pengoplosan beras) 유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행 쌀 등급 분류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기존 ‘고급미(Premium)’와 ‘일반미(Medium)’ 구분을 폐지하고 ‘일반미(beras)’와 ‘특수미(beras khusus)’ 두 종류로 단순화하는 강력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쌀 포장과 실제 내용물이 다른 소위 ‘오플로산(Oplosan)’ 관행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소비자를 보호하고 쌀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특단 대책으로 평가된다.

정부, 쌀 시장 투명성 확보 위해 강력 의지 표명

줄키플리 하산 식량조정부 장관은 이날 자카르타에서 열린 관계부처 조정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인도네시아 시중에 유통되는 쌀은 일반미와 특수미 단 두 종류만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산 장관은 이번 정책의 배경에 대해 “쌀은 2억 7천만 인도네시아 국민의 주식으로서 수많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며 “누구도 이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소비자를 기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산 장관은 “혼합미 유통을 최소화하고 쌀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 목표”라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관련 부처에 쌀 관련 부정행위를 엄단하도록 직접 지시했다고 밝혀 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 의지를 보였다.

현행 등급제의 문제점과 개편 필요성

현재 인도네시아의 쌀 분류 체계는 최고소매가격(Harga Eceran Tertinggi, HET)과 품질 기준에 따라 고급미와 일반미로 구분되고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고급미는 일반미보다 싸라기(깨진 쌀) 함량이 10%포인트 낮아야 하며, 킬로그램당 가격도 약 2,400루피아(약 200원) 더 높게 책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차이를 노린 일부 부정업자들이 일반미를 고급미로 속여 판매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장 신뢰가 크게 훼손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특히 외부 포장은 고급미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 내용물은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상술을 넘어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된 사안으로서 정부가 강력한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된 배경이 되었다.

새로운 분류 체계와 특수미 기준

새로운 정책에 따라 도입될 특수미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특정 품종만이 해당된다. 여기에는 자포니카, 바스마티, 찹쌀 등 일반미와 명확히 구분되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 쌀 품종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의 품질 등급에 따른 구분에서 벗어나 품종 자체의 특수성을 기준으로 한 분류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명확하고 투명한 기준으로 쌀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규 개정과 시행 방안

아리프 프라세티요 아디 국가식량청(Bapanas) 청장은 이번 정책의 성공적 시행을 위해서는 관련 법규의 전면적인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디 청장은 “최고소매가격(HET)과 품질 기준을 담은 국가식량청 규정을 전면 개정할 것”이라며 “외부 포장과 내용물이 정확히 일치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 겉은 고급미 포장이지만 내용물은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며 “이러한 소비자 기만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신속하고 철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조만간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개최하여 새로운 쌀 분류 체계에 따른 구체적인 가격 및 품질 기준을 최종 확정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사회적 배경

이번 조치는 최근 고급미로 판매되던 다수 브랜드 제품들이 실제로는 품질 기준에 크게 미달한다는 사실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이러한 혼합미 유통 관행을 명백한 ‘사기 행위’로 규정하고, 검찰과 경찰 등 법 집행 기관에 철저한 단속과 처벌을 명령한 바 있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민생 문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기대효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쌀 등급제 개편은 동남아시아 최대 쌀 소비국인 인도네시아의 식량 정책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초기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투명성 제고와 소비자 신뢰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정직한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질서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새로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철저한 단속과 함께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이번 강경한 대응이 고질적인 쌀 유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한국 인도네시아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