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8개 정당 중 7개, 프라보워 지지…유일 야당 PDI-P도 합류할듯
인도네시아에서 새 정권 출범 사흘을 앞두고 새 내각 구성이 한창인 가운데 하원 내 모든 정당이 현 정부를 지지하면서 야당이 사라지는 초유의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하원 의장이자 원내 유일한 야당인 투쟁민주당(PDI-P) 소속 푸안 마하라니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차기 정부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안 의장은 PDI-P 총재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현지 언론은 푸안 의장 발언이 PDI-P가 차기 정권에 참여하겠다고 확답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오는 20일에 있을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전에 프라보워 당선인과 메가와티 총재가 만나 PDI-P의 연정 합류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는 상원과 하원이 있지만 상원은 각 지역 대표 성격이 짙고, 입법권과 예산권, 행정부 감독권은 하원에만 있다.
이달 초 새로 출범한 하원에는 8개 정당이 의석을 갖고 있는데 이 중 7개 정당은 프라보워 당선인을 지지하며 연립 정부에 합류하기로 한 상태다.
단일 정당으로 가장 많은 의석수를 보유한 PDI-P만 연정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PDI-P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집권 내내 메가와티 총재와 갈등을 벌였고, 결국 이번 대선에서는 PDI-P 후보가 아닌 그린드라당 후보 프라보워를 지지해 당선시켰다.
이런 악연 때문에 PDI-P는 프라보워 연정에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정권 출범을 코 앞에 두고 상황이 급박하게 달라지는 형국이다.
만일 PDI-P 마저 연정에 참여하게 되면 원내 야당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한 200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지금도 여당이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PDI-P마저 연정에 합류하면 대통령이 원하는 법안들이 아무런 견제 없이 통과되게 된다며 대통령 권력에 대한 의미 있는 견제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부.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