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시리아서 근거지 뺏긴 채 숨어서 활동…지도자도 베일속
러시아 공연장·독일 졸링겐 등 테러…아프리카서도 세력 확대
5년 전 중동에서 근거지를 잃고 패퇴했던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유럽에서 테러를 일삼으면서 IS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쫓겨난 후 지하조직으로 전환, 이슬람 칼리프국(이슬람 초기 신정일치국) 재건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S는 지난 23일 독일 서부 졸링겐 축제장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26세 시리아인 용의자가 IS의 ‘전사’라고 주장했다.
당시 칼부림으로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IS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그는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박해받는) 무슬림을 위한 복수를 위해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DPA 통신에 따르면, IS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등장하는 1분 분량의 영상도 공개했다.
남성은 가면을 쓰고 카메라를 향해 긴 칼을 들어 보였는데, 아랍어로 IS 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이 청년은 살인, 테러단체 가입 혐의로 체포됐으며, 검찰은 그가 IS의 이념을 공유하면서 테러 감행 전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유럽은 IS 연계 테러 위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IS는 지난 14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친 지난 3월 22일의 러시아 공연장 총격·방화 테러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IS 대변인은 당시 유럽과 미국 등 모든 곳에서 ‘십자군’을 공격해야 한다고 선동했다.
IS는 지난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전을 앞두고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등 경기장 4곳을 공격 대상으로 지목했고, 6월 개막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개최도시 3곳도 지목해 위협했다.
이달 초 예정됐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오스트리아 빈 콘서트는 IS 연계 테러 모의가 적발되면서 취소됐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용의자 중 한명은 IS에 충성을 맹세한 19세 자국민이라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는 프랑스와 벨기에, 독일, 스위스 등에서 IS 연계 테러 모의 혐의 등으로 10대 등이 체포되는 일이 잦았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IS는 2003년 발호해 2014∼2017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상당한 지역을 장악했으나, 이라크와 미국이 이끄는 국제연합군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2019년에는 최후의 점령지였던 시리아 바구즈를 내주며 붕괴했다.
하지만 IS는 이후 지하로 숨어드는 전략으로 조직을 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엔은 IS의 주축은 약 1만명 정도일 것이라고 추산한다.
IS를 추적하는 이라크 정부의 보안 고문은 “이 조직은 ‘치고 빠지는’ 공격을 감행하는 잠복 세포조직과 함께 지하로 숨어들었다”며 주요 외국인 전사들은 모두 이라크를 떠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파키스탄 등으로 갔고, 대부분은 IS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호라산(ISIS-K)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서아프리카 사헬(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에서도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세력들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