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자, 말레이-반도체, 인니-전기차, 싱가포르-지역본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속에서 중국에서 벗어나 생산을 다각화하려는 기업들에 최적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동남아 국가들로서는 투자자들이 중국 리스크를 줄이고자 대체지를 물색하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CNBC 방송은 23일(현지시간) 기업들이 중국 시장이나 공급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 하고 있다며 동남아 국가들의 부상을 보도했다.
이 지역에는 중국 내 외국 기업만이 아니라 중국 제조업체들도 들어오고 있다.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털인 몽크스 힐 벤처스의 공동 창업자 림궈이는 “동남아는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 모두가 공급망과 운영을 다각화함에 따라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방송에 말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이 이런 움직임을 가속했으며, 이는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수혜 국가로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가 꼽혔다.
베트남은 애플과 삼성 등의 주요 제조처가 됐다.
애플이 중국에서 벗어나 제품 조립을 다각화하면서 맥북과 아이패드, 애플 워치가 베트남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이미 삼성의 주요 연구개발(R&D)의 허브이자 스마트폰의 제조 및 수출 기지라고 방송은 전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가까워 오랫동안 공급망에서 선호를 받는 지역이었으며 노동비용에서도 경쟁력이 있었다. 또한 많은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예컨대 유럽연합(EU)과 같은 시장으로 수출하기가 수월한 면이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몇 년간 미중 갈등 속에서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 인피니언 등 반도체 회사들이 사업체 설립이나 확장에 나섰다.
최근에는 데이터 센터에 대한 투자도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태양광이나 전기차 부품 같은 다른 부문 투자도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구리, 니켈, 코발트 등의 방대한 자원을 보유해, 현지 정부가 중국 등의 전기차 제조업체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밖에 싱가포르의 경우 금융 및 규제와 관련한 신뢰로 많은 기업이 지역 본사를 설립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움직임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그룹에 대한 투자도 더 확대됐다.
싱가포르 은행인 OCBC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2023년에 아세안 회원국들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천360억 달러(328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이들 6개 나라의 FDI는 연평균 1천900억 달러(264조 원)를 기록했다.
유입 자금 대부분은 미국, 일본, EU, 중국 본토 및 홍콩에서 나왔다.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