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80개 품목 대상…해외 플랫폼 국내 대리인 의무화 추진
‘소비자24’에 해외직구 정보 통합…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방침
짝퉁 차단시스템 이달 마련…가품 유통하는 플랫폼 제재하기로
한국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80개 품목에 안전 인증이 없다면 해당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원천 금지시키는 조치가 다음 달 시행한다.
정부는 16일 인천공항본부세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해외 직구가 아닌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친 제품은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 등을 거쳐 국내에 유통됐으나 해외 직구를 통한 제품은 별도의 안전 확인 절차 없이 국내에 반입됐다.
국무총리실은 산업부·환경부·관세청과 공동 배포한 보도 설명자료에서 “산업부, 환경부 등 품목 소관 부처가 해외 직구 제품에 대한 위해성 검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 뒤 6월 중 실제로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의 반입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입 차단 시행 과정에서도 국민의 불편이 없도록 세부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위해 우려가 높아 반입을 차단할 품목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해외 직구 이용에 대한 국민의 불편이 없도록 법률 개정 과정에서 국회 논의 등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을 통한 해외 직구가 급증하고, 인체에 해롭거나 위험한 제품의 반입도 덩달아 늘자, 앞으로는 해외 직구 제품도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서울=연합뉴스) 서울시청에서 박상진 소비자보호팀장이 인체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해외직구 어린이용 머리띠와 시계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5월 셋째 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제품 안전성 검사 결과 어린이 신체에 직접 닿는 머리띠 1개와 시계 1개에서 인체발암 가능 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270배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2024.5.16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유모차와 장난감 등 어린이용품 34개 품목, 미인증 제품을 쓰면 화재·감전 우려가 있는 전기온수매트 등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은 KC 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 직구가 원천 금지된다.
또 가습기용 소독·보존제 등 생활화학제품 12개 품목도 신고·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구를 금지하기로 했다.
안전 인증을 받았더라도 유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국내로 반입되지 않도록 하는 조처도 함께 시행된다.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위생용품은 1천50종의 사용 금지 원료를 포함했는지 검사해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은 국내 반입을 금지한다.
장신구와 생활화학제품 등도 모니터링과 실태 조사 등을 통해 유해 물질 기준치를 초과하는 제품은 국내 반입을 차단한다.
애초에 해외 직구가 금지된 의약품과 의료 기기도 관리를 강화한다. 2021년 678건에 그쳤던 불법 의료 기기 적발 건수는 2022년 849건, 지난해 6천958건으로 급증세다.
정부는 약사법 개정을 추진해 의약품·동물용 의약품의 해외 직구 금지를 명확히 하고, 의료 기기에 대해서는 통관 단계에서 특별·기획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직구로 급증하는 가짜 물품 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 플랫폼에 대한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허청·관세청 보유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차단 시스템을 이달 중 도입할 예정이다.
연내 상표법 개정을 통해 플랫폼 기업이 가품 차단 등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해외 플랫폼에 의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현재 조사 중인 플랫폼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와 애플리케이션 접근 권한 미고지 여부 등을 올해 상반기 중에 공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외 플랫폼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 구제와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플랫폼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지정된 국내 대리인은 소비자 피해 구제를 담당하면서 KC 미인증 제품 판매 정보 삭제, 불법 제품 및 가품의 유통 차단 조치를 이행하게 된다.
또 정부는 현재 부처별로 산재한 해외 직구 정보에 대해 소비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소비자24’에 관련 정보를 통합해 제공한다. 개편된 소비자24는 이날부터 가동된다.
이 밖에 정부는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대형마트 새벽 배송 등의 유통 규제를 개선할 방침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오전 0∼10시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어 새벽 배송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정부는 소액 수입 물품 면세제도를 악용해 의도적인 분할(쪼개기) 후 면세 통관을 시도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위해 물품 반입 차단에 최적화한 통관 플랫폼도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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