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증권사들의 인도네시아 법인 대부분이 올 3분기에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다만 일부 법인들은 적자폭을 줄이며 흑자전환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인도네시아는 잠재성 높은 시장으로 많은 증권사들이 적극 진출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글로벌 IB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지만, 향후 가능성을 내다보고 많은 증권사들이 신규 진출을 타진 중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둔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의 3분기 실적은 모두 적자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곳은 KB증권 뿐이었다.
KB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인 ‘Valbury Sekuritas’는 올 3분기 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증권사 인도네시아 법인 중 유일한 흑자다. 다만 전년 동기 40억원에 비하면 27.5%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 ‘PT Korea Investment & Sekuritas Indonesia’는 올 3분기 4173만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 동기(-9억원)보다는 적자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 ‘PT. NH Korindo Securities Indonesia’는 올 3분기 13억원의 적자를 냈다. 해당 법인 역시 전년(-40억원)보다는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PT Kiwoom sekuritas Indonesia’도 7억원의 적자를 봤다. 역시 전년 동기 -15억원보다 적자폭은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PT Shinhan Sekuritas Indonesia’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 회사는 올 3분기 적자폭이 -14억으로, 전년 동기 -11억보다 소폭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단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네시아·브라질·베트남·인도 법인의 합산 3분기 세전순이익이 278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회사는 올 상반기 기준 인도네시아 법인이 흑자를 기록 중이며, 현지 증권사 중 시장점유율 최상위권을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비록 수익성은 저조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젊은 인구구성과 빠른 디지털금융 보급률 확산으로 우리 금융사들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6월 현지 증권사 칩타다나증권 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신규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다.
주로 기업금융(IB) 위주로 영업이 이뤄지는 선진시장에서의 한국계 증권사 해외법인들과 달리,인도네시아에서는 브로커리지를 위주로 영업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기관들은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오는 2036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 경제국에 포함될 아시아 4개 국가 중 하나로 한국 대신 인도네시아를 꼽기도 했다.
CEBR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36년 경제규모가 세계 8위 수준으로 올라서 한국(12위)을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의 부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20년 발표한 해외시장 보고서에서 “현지 한국계 증권사 대부분의 사업구조는 브로커리지가 80% 이상, IB가 20% 이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금융투자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면 발전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아, 특정 시장에 초점을 맞춘 진출보다는 종합금융 투자업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1만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도서국가라는 지리적 특성과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디지털 부문의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고 언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