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권사 점포 1년새 57곳 사라져…고액 자산가는 집중 공략

8월 1일 개최된 K-FINANCE 통합 금융 세미나에서 환리스크 관리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고있는 신한은행 이상훈 부장. 웨스틴 자카르타 호텔 (사진=미래에셋증권 제공)

한국에서 증권 업황 부진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증권사들이 점포 수를 줄이면서도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하는 점포는 대대적으로 오픈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17일 한국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3분기 영업보고서에 명시한 국내 지점(영업소 포함) 수는 842개로 1년 전(899개)과 비교해 57곳이 줄었다.

3개월 전인 지난 6월 말(853개) 대비로는 9개 지점이 감소했다.

증권사 점포는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 말 1천26곳에 달했던 증권사 점포는 지점 간 통폐합을 거치며 2020년(981개), 2021년(920개), 2022년(883개) 등 꾸준히 줄었다.

최근에도 증권사들의 점포 통합·이전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0일부터 명동 지점을 광화문으로, 서울산은 울산지점으로, 삼성역은 테헤란밸리 지점으로 각각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용산·마포, 통영·거제 지점을 통합했으며 이달에는 잠실새내역 지점을 투자센터 잠실로 통합 이전했다. 군산·전주, 안동·북대구 지점도 이달 중순께부터 통합 운영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 7월 구로 지점을 본사 소재 여의도 영업부금융센터로 통합한 것을 시작으로 부산 동래, 분당 미금역 지점, 인천·부평 지점 등을 줄줄이 통합·이전했다. 지난달에는 광주지역 3개 지점을 한 곳으로 통합했다.

대신증권은 오는 12월 말 신촌·사당·광화문 지점과 여의도영업부를 합친 통합 점포를 여의도에 신설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이 점포 수를 줄이는 이유는 고객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면서 임차료와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지점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고액 자산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촌’에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운 영업점을 열며 고액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강남 최고 ‘부자 아파트’로 떠오르고 있는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에는 증권사 5곳이 모여 경쟁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달부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이 래미안 원베일리 스퀘어에 둥지를 틀고 영업을 시작한 데 이어 KB증권도 내년 개점을 목표로 준비에 한창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아 모바일 거래에 부담을 느끼고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프라이빗 뱅커(PB)의 상담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며 “또 최근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이나 대체투자 실적이 어려워지면서 자산관리(WM) 부문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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