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수익 낸 ‘인니 광산’ 결국 매각 수순… ‘황금알 거위’ 배 가른다

발전공기업 5사(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중부발전·남동발전)가 최근 3년간 2조원이 넘는 이익을 낸 인도네시아 광산 지분 절반을 매각한다.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알짜 해외개발사업을 결국 헐값에 매각하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발전공기업들은 유연탄 업체인 PT 바얀리소스(PT Bayan Resources TBK) 지분 매각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도인은 발전5사이며 매각자문사는 삼일회계법인과 호주 PwC사다. 지난 21일까지 인수의향서 및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받았다. 앞서 매각사 측은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 경쟁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 절차는 발전5사 혁신계획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PT 바얀리소스는 인도네시아에 상장된 메이저급 기업이다.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에서 21개의 광산채굴권을 통해 연간 3000만t 이상의 석탄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바얀리소스의 창업주인 로우 턱 퀑(Low Tuck Kwong)이 지분 약 61%를 보유 중이다. 한국전력은 2010년 바얀리소스 지분 20%를 인수했다. 이후 2017년께 발전사업에만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인 5개 발전사에 해당 지분을 넘겼다. 이에 발전5사는 현재 PT 바얀리소스 지분 20%를 각각 4%씩 나눠 보유 중이다. 이들 공기업은 소유한 지분 중 절반을 올 하반기까지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알짜 해외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발전5사는 2%의 지분을 290억원씩 총 1450억원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PT 바얀리소스는 인도네시아 보유 광산을 통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순수익 2조1283억원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2021년의 경우 순수익이 1조 44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발전5사는 PT 바얀리소스 지분으로 2021년에만 2900억원의 순수익을 거뒀다.

발전5사가 보유 지분의 절반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헐값 매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탄·원유·가스 등 발전연료 국제 시세가 연초 대비 5배 이상 급등한 만큼 PT 바얀리소스 지분 수익은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에서 좋은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매각한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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