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천하 용병 반란 우크라전 영향은…승리 가능성 높아지나

‘일일천하’가 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영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서 단계적이지만, 지속적인 진전을 보인다고 평가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 섞인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러시아의 무장반란과 관련해 “이것이 우리에게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것”이라고 밝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가 자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대 굴욕을 맛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더 큰 위력을 보이려고 할 가능성과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에 측면 공격을 가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러 혼란 우크라 승리 가능성 높여”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으로 인한 러시아의 혼란이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추진력을 안겨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개시한 대반격에서 아직 결정적인 승리를 얻어내지 못했지만,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과 그의 부대의 대부분이 일시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후퇴한 것은 유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적의 다툼은 우크라이나와 그 지원세력에 좋은 징조로,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승리 가능성을 높인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망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서 단계적이지만 지속적인 전략적 진전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에 공개한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 업데이트에서 “우크라이나 부대는 지난 수일간 새로운 편성하에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주축 3곳에서 대규모 공격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 첫 두주간 쌓인 경험을 활용해 러시아의 준비된 방위체계에 대한 공격전략을 정제했다고 국방부는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가능할 때마다 공격하라는 군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루한스크주 크레민나 인근을 공격하기 위해 두드러지게 노력하는 등 일부 작은 진전을 했지만, 우크라이나 군은 돌파를 저지했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 굴욕당한 푸틴 더 큰 대외공격 시도…바그너그룹 벨라루스발 공격 가능성

반면에, 무장반란으로 2000년 집권 이후 최대 굴욕을 당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부 혼란이 유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 밖에서 새로운 위력 행사로 러시아 내에서 겪은 굴욕을 만회하려 할 것이라고 독일 슈피겔은 내다봤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에서 측면 공격을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군 전 참모총장을 지낸 리처드 대낫 상원의원은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가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대낫 전 참모총장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에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이 무장반란 이후 벨라루스로 떠난 것은 우려된다”면서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프리고진을 따라 벨라루스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효과적인 규모의 군사력을 모으게 되면 이는 또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안이 끝났다는 인상을 줘도,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여진은 상당기간 감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낫 전 참모총장은 “우크라이나는 측면을 잘 관찰하고, 일부 방향 전환이 가능한 부대를 둬 벨라루스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프리고진, 벨라루스에서 안전할까…”푸틴, 배신자 찾아낼 것”

러시아 정부를 겨냥한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극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용병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벨라루스 정부 중재 아래 크렘린궁과 바그너그룹이 맺은 합의에 따라 프리고진은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갈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은 25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이 망명하더라도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에서 안정을 장담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1994년 권력을 잡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외신에 ‘유럽에 마지막 남은 독재자’로 묘사된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잔혹하게 진압했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알레시 비알리아츠키 등 활동가들을 탄압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하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망명 중인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루카셴코는 결코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그가 프리고진을 어떻게 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망명한 정치 분석가인 아르템 슈라이브만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간다고 해서 그가 그곳에 머문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그는 벨라루스에서 할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도 벨라루스로 망명한다고 프리고진의 목숨이 안전하지 않다고 논평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에서도 배신자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러시아 총리는 BBC에 “프리고진이 처음에는 벨라루스로 가겠지만 다시 아프리카로 가서 정글 같은 곳에 있게 될 것”이라면서 “푸틴은 그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는 현지 정정 불안을 틈타 내전이나 정권의 반대 세력 탄압에 개입하는 바그너 그룹 병력이 배치돼 있다.

프리고진을 따르던 용병들은 우선 개별적으로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러시아에서 동원 해제되거나, 벨라루스로 떠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을 취소했고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그너 그룹 용병에 대해서는 반란에 동조했더라도 기소하지 않을 것이며,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용병은 국방부와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와 관련한 크렘린궁의 발표 내용에 허점이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ISW는 합의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특정 용병이 반란에 가담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 불분명한 데다 반란에 동조한 용병의 운명에 대해서는 사면 조치한다는 것 외 다른 점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울러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의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ISW는 전했다.

비록 크렘린궁과 프리고진이 합의한 사항이라고 해도 “바그너 그룹이 국방부에 통합되는 데 대해 전적으로 협조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는 게 ISW 설명이다.

특히 프리고진이 크렘린궁과의 합의에 대해 바그너 그룹 지휘부 및 용병의 동의를 얻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만큼 이들은 국방부와의 계약 체결 등에 불만을 품을 수 있다고 ISW는 내다봤다.

ISW는 “러시아 정규군이 바그너 그룹과 함께 기꺼이 복무할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부 용병들은 아프리카나 중동에 배치돼 바그너 그룹이 이전부터 진행해온 광물 관련 산업에 투입될 수도 있다. 바그너 그룹은 2018년부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과 군사 지원 계약을 맺는 대가로 광물 채굴권 등 이권을 챙겨왔다.

ISW는 “이번 합의에 따라 프리고진이 주도했던 독립적 단체로서의 바그너 그룹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조직의 핵심 요소는 새로운 형태로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