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법체류자 더 방치하면 안 돼…부분적 ‘양성화’ 필요”

정동재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농업부문에 체류 자녁 ‘양성화’ 방안 일부 학자 제시

한국 불법체류(미등록) 외국인이 40만명에 달한 가운데 이들의 체류 자격을 조건적으로나마 양성화해 노동력 부족과 인구 감소 문제의 해법으로 삼아야 한다는제안이 학계 일부와 시민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행정연구원 정동재 연구위원은 지난달 25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경기도외국인주민 정책 심포지엄에서 ‘범죄자가 아닌 지역사회 주민으로 바라보기: 해외 이민자 수용국들의 체류자격 안정화 정책 사례 및 시사점’이라는 발제를 통해 미등록 이주민의 ‘양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연구위원은 미등록 이주민 발생이 정부의 경직적인 체류 관리 정책 등 정책 실패의 산물인 만큼 이들에 대한 징벌과 처벌이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30년간의 이주 정책을 볼 때 불법체류자의 ‘제재 또는 제거’로 불법체류자 규모가 줄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외국의 사례를 검토할 때 체류 안정화(regularization) 조치는 인도적 사유뿐만 아니라 경제적 요인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미등록, 비합법 체류 외국인 관련 정책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경기도의 경우 심각한 농업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광역 지방자치단체 협의체를 통해 농업 분야 유입 및 취업방안 협의안을 마련해 체류자격 양성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런 주장은 불법체류자들 상당수가 5년 넘게 체류해 ‘고령화’ ‘토착화’한 데다 규모도 지난달 말 현재 41만7천명으로, 농번기에는 사실상 이들에 의존하는 농촌의 실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한양대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최영미 연구위원은 대구대학교 다문화사회정책연구소의 학술지 ‘현대사회와 다문화’ 최신 호에 게재한 ‘미등록 이주 노동자 생활 세계에 관한 탐색적 연구 – 화성시 미등록 이주 노동자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에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조건적 양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연구위원은 “불법 체류자의 경제 여건과 생활 방식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지역 사회에서 배척받지 않으며 한국인과 어울려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는 지역 사회가 이들을 묵인 또는 용인하며 나아가 보호하는 외국의 ‘성역 도시’ (Sanctuary city)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최 연구위원은 “미등록 이주민이 40만을 넘는 상황에서 불법체류 기간이 5년 이상이 경우 이들의 거주 지자체가 체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대해 일부 농민 관련 매체들과 단체들은 농번기 일손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면서 단속 완화나 유예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2022년 거주비자로 한국에 체류한 인도네시아 국민은 5만841명으로 이전 해보다 7% 늘어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체류중인 것으로 관계기관은 파악하고 있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