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11조원대 국부펀드 조성 인프라 확충 통해 성장 도모

필리핀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한다.
1일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하원은 5천억 페소(약 11조7천500억원) 규모의 국부펀드 조성 법안을 전날 의결했다.

아우렐리오 곤잘레스 하원 부대변인은 “상원에서 넘어온 법안이 승인됐으며 곧바로 대통령 서명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회사·기업 등을 대상으로 국부펀드 재원을 조달하게 된다.
당초 국부펀드법 초안에는 공공·민간 부문의 근로자 퇴직 연기금도 재원으로 명시됐었다.

그러나 자칫하면 펀드의 투자 실패 시 대다수 근로자가 퇴직금을 날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 같은 방안은 철회됐다. 필리핀 정부는 조성된 펀드를 사회간접자본 확대에 투입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면서 국부펀드 조성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요청해왔다.

국부펀드 조성을 주도한 마크 빌라 상원의원은 “경제 침체 시기에 정부의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마르코스 대통령 일가의 부정축재·부동산세 탈세 전력 때문에 국부펀드 조성이 ‘또 다른 부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의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부정 축재한 재산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마르코스 일가의 부동산세 탈세 총액은 약 230억 페소(약 5천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좌파 성향 단체인 아크바얀은 성명을 내고 “국부펀드는 대규모 투자 사기”라면서 시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국부펀드의 공식 명칭인 ‘마할리카 투자펀드'(Maharlika Investment Fund)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마할리카는 마르코스 현 대통령의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1917∼1989)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대항하기 위해 지휘했다고 주장하는 게릴라 부대의 명칭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집권하면서 독재자로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필리핀 시민들이 시민혁명인 ‘피플 파워’를 일으켜 독재에 항거하자 마르코스는 하야한 뒤 3년 후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