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대통령 지낸 사나나 구스마오, 신임 총리 유력시
동티모르의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서 초대 대통령이었던 사나나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동티모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1일 치러진 총선에서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 동티모르국가재건회의(CNRT)가 4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총 65석의 의석 중 31석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반면 집권당인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Fretilin·이하 프레틸린)은 25%의 득표율로 19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 민주당이 6석, 농촌에 기반을 둔 쿤토당이 5석, 인민해방당이 4석을 얻게 됐다.
이번 선거로 CNRT를 이끄는 독립 영웅 출신 정치인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신임 총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티모르 헌법에는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다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당에 연정을 구성할 기회를 준다.
CNRT는 2018년에 치러진 선거에서도 인민해방당, 쿤토당 등과 함께 야당 연합인 ‘진보를 위한 변화 연합'(AMP)을 구성,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선거 이후에도 CNRT와 야당인 프레틸린은 끊임없이 충돌했고 정부 예산안은 번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국정은 사실상 마비됐다. 이런 가운데 연합했던 쿤토당과 인민해방당이 CNRT를 버리고 프레틸린과 손을 잡으면서 CNRT가 축출되는 등 혼란은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지지하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 호세 라모스 오르타가 승리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CNRT가 승리하면서 국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강원도 크기의 영토에 전체 인구가 130만명인 동티모르는 450여년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 끝에 1975년 독립했지만, 열흘 만에 인도네시아에 다시 점령됐다.
하지만 독립운동이 이어졌고, 24년 뒤인 1999년 8월 유엔 감독하에 주민투표를 거쳐 2002년 공식 독립했다.
동티모르에는 대통령과 총리가 있지만 대통령은 상징적 성격이 강하고, 전반적 실권은 총리에게 집중돼 있다.
(c) 연합뉴스 전재협약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