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8일 하노이서 단합대회…22개국 72개 도시 한인회장·한상 참가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시아에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22개국 72개 도시에 있는 한인회와 한상(韓商)을 대표하는 아시아한인회·한상총연합회(이하 아총연) 윤희(65) 회장의 신념에 찬 목소리다.
윤 회장의 이 말은 2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그랜드프라자호텔에서 개막한 ‘2023 아총연 하노이대회’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아총연 정기총회 겸 단합대회인 이번 행사는 28일까지 열린다.
개막식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를 만난 윤 회장은 “미래를 가늠해 주는 아시아(중국 제외) 지역의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경제 성장도 가파르다”며 “아시아는 한국의 제2의 교역 대상 지역인 데다 무역흑자도 많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관계도 한류를 매개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아시아의 중요성을 잘 아는 그는 지난해 7월 아총연 회장에 취임한 뒤 ‘한상’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 촘촘한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상이 발전해야 한인회가 제대로 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윤 회장은 “한상 네트워크 활성화를 임기 내 주요 사업으로 정했다”며 “호찌민에 ‘베트남남부한상연합회’를 출범시켰고, 5월에는 방글라데시한상연합회를 조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아시아 지역 국가와 도시에 한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한민국이 한민족 경제영토를 넓힐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하노이 대회도 한상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으로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윤 회장은 “아총연은 그동안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 사회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인 아시아 지역에서 동포사회의 화합과 단결, 협력관계 증진과 고국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했다.
그는 “아총연이 재외동포 사회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며 튀르키예한인회총연합회에 지진으로 고통받는 이재민들을 위한 성금을 전달한 사례를 소개했다.
아시아 지역 한인회가 십시일반 모은 성금은 6만5천달러(약 8천800만원)이다.
아총연은 재외국민 선거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 결과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전 세계 재외동포들의 숙원인 재외동포청이 설립되는데 기여했다고 믿고 있다.
윤 회장은 “6월 5일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이 재외동포 정책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은 물론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주는 서비스 기관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문턱이 낮은 재외동포청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총연은 다른 대륙의 한인회 단체보다 먼저 재외동포청의 서울 설립을 결의한 바 있다.
이 단체는 차세대의 한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한글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한글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글’을 새긴 수상 작품을 활용해 티셔츠와 모자, 가방 등의 기념품을 만들어 각종 행사 때 배포하고 있다.
이번 하노이대회에서도 관련 기념품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준다.
윤 회장은 “승은호, 심상만 전 회장이 열정적으로 일궈놓은 아총연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더 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남 해남 출신인 윤 회장은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무역회사에 입사해 섬유와 인연을 맺고, 38살 때 고향 마을 이름을 딴 ‘해송코리아’를 설립했다.
서울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이 끝나면서 섬유산업이 하향길로 접어들자 1992년 주재원 생활을 했던 방글라데시에 진출했고, 1992년 스웨터 전문 제조업체인 ㈜해송(Haesong)을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1천 명 넘는 한인이 사는 방글라데시에는 양국 수교 3년 뒤인 1976년 한인회가 설립됐다. 그는 총무, 부회장을 거쳐 2006년부터 6년간 회장을 지냈고, 2014년부터 한 차례 더 봉사했다.
지난해 7월 ‘화합’, ‘소통’을 내걸고 아시아한인회·한상총연합회 회장에 도전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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