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성금 돌려주겠다”

애벗총리 2004년 印尼 쓰나미 구호금 전달 거론 자국 마약사범 선처 호소하다 호주인도네시아 외교갈등 조짐

<지난 22일 자카르타에서 시민들이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사진 위로 동전을 모으고 있다.>

(2015년 2월 23일)

지난 22일 자카르타 호텔 인도네시아 대로에 화난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모였다.
이 날 “호주인들은 샤일록이나 마약사범의 사촌이 아닌 총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까지 내걸렸다. 샤일록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악명 높은 고리대금업자이다.

사건의 발단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리9의 조직원인 호주인 마약사범 뮤란 수쿠마란(Myuran Sukumaran)과 앤드류 챈(Andrew Chan)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당시 10억 호주달러 상당의 구호금 전달을 거론하면서까지 구명 운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애벗 총리는 지난 18일 ‘인도네시아가 2004년 쓰나미로 큰 피해를 봤을 때 호주가 성금을 냈던 일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었으며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호주에게서 받은 10억 달러를 되갚자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행사 진행자 중 한 명인 리안은 지난 23일자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모금한 돈을 호주대사관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안은 또 두 나라 사이에는 테러 대응과 국경안보, 국방 분야 등에서 협력할 일이 많은데 이번 사형 집행 건과 쓰나미 구호금을 언급했다는 자체가 다소 치졸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주는 이 달 13일에도 자국 마약사범들의 사형집행문제를 두고 자국 여행객들의 인도네시아 관광에 대한 보이콧을 언급하며 구명운동에 나섰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호주 외무부 장관은 장관은 “호주 국민들은 이번 인도네시아 정부의 결정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관광지에 대한 결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전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9 조직원인 호주인 마약사범 2명을 포함한 마약사범들에 대한 사형집행을 이달 안으로 행하겠다 밝혀왔지만 사형집행이 3월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쁘라세뚀 검찰총장은 “사형집행은 빠를수록 좋다”며 마약사범들에 대한 사형이 3월에 집행될 것이라 말했지만 정확한 날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마약 밀매 조직 ‘발리 나인’의 조직원 뮤란 수쿠마란(Myuran Sukumaran)과 앤드류 챈(Andrew Chan)은 지난 2005년 헤로인 8kg을 발리에서 호주까지 밀수출하려다 체포되었으며 만약 예정대로 사형집행이 이루어질 시 다른 마약 범죄자 6명과 함께 총살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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