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이션 시기의 가격 전가는 일방적이고 불평등하게 작동할 것 –
칼럼리스트 김용욱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4월 22일 팜원유 수출금지에 연이어 4월 27일 자정을 기해 팜유 수출자체를 금지하는 매우 강력한 식량수출 규제정책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 팜유 절반 이상인 52.4% 공급을 담당하는 나라다.
그러나 전세계 해바라기씨유의 50% 이상 공급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여파로 대체유인 팜유 수요와 가격이 40% 이상 폭등한 상황에서 자국 내 가격 안정화 조치로 해석된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야 국민 물가안정 차원에서 내수 가격의 조정 정책으론 필요조치다. 다만 반대로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수출가 전년비 1.5배 급등의 상황에서도 저 수익성 내수판매만 해야 하고, 전세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 시 식용유 공급부족에 의한 식품 류 가격급등 및 식량위기 등 글로벌 애그플레이션 (Agflation) 심화 우려를 걱정 할 수 밖에 없다.
‘에너지 안보, 식량무기화’란 다소 비(非)이성적인 단어들이 이 정도까지 실감나는 세상도 없었던 듯 하다. 게다가 기약도 없는 국제사회나 국제기구의 정상화 촉구 선언만 기대하며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면 과연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금의 상황과 미래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지만 그 인플레이션이 과거 역사나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정도가 아닌 복합 인플레이션이 펼쳐질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아주 단순하게 우리가 사용하는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는 특정 시점의 화폐단위로 표시한 물건가격(명목가격)이 비교 시점에 상승한다는 의미다. 화페량이 증가거나, 공급이 줄거나, 수요가 늘어서 결국 화폐와 물건 총량의 균형이 깨진다는 의미다.
화폐량의 조절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담당하는 일이기에 우리가 그간 겪어 왔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제로금리 그리고 코로나19 이후의 다시 또 천문학적 화폐공급량 증가를 지켜 보았다. 특히나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공급하는 미 연준 FED가 사들인 채권자산은 2020년 이전 4조 달러에서 작년 말 9조 달러까지 늘어난 상태다.
코로나19사태로 생산과 공급망이 축소되어 물가가 상승하였고 다시 코로나 제제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몰리며 인플레이션이 가속된다. 그리고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식량의 위기가 겹치고,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캐나다에 가뭄이 덮쳐 대두유, 카놀라유 등 공급 차질로 인해 세계화된 시장에 물가 상승 속도가 급속도로 상승하는 복합 인플레이션 상황이 현재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우리에게 닥친 복합 인플레이션은 20년 이상 지속된 장기적 천문학적 화폐량 증가 상황에 공급량 차질로 인한 원인으로 단기적 수요 증가에 의한 인플레이션과는 완전히 다르다. 수요 증가가 원인인 인플레이션이라면 금리인상으로 통화량을 조절하면서 생산성 증대나 약간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수요조절 시 지속 경제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통화량 증대와 공급량 차질로 인한 복합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분업화된 경제 속의 기업, 개인, 정부 모두에게 위험이 될 것을 우려한다. 가장 큰 위험과 고통은 가격상승이 누군가에게 전가되는 전이효과(Transition effect)를 일으키며 이는 부익부 빈익빈과 같이 일방적이며 불평등하게 작동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기업과 개인에겐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해진 시기다. 과거 글로벌 분업화 시절의 시기에는 기업활동의 자유와 세계 진출이 정답 이였다면 복합 인플레이션 시대엔 기업활동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 와서 타락한 화폐를 탓해봐야 소용없다. 화폐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마치 살찌지 않기 위해 먹는 것을 줄이고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전과 달리 다소 엄한 부모님과 피트니스 선생님이 필요하고 다소 오랜 기간 동안 고통을 감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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