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최악 인플레 ‘초비상’ 금리인상 도미노 가능성

미국 등 여러 나라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올해 안에 3∼4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속에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 올라 39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나란히 30년 만에 최고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영국과 캐나다도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이 오는 26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캐나다 대형은행 뱅크오브노바스코샤는 캐나다은행이 인플레를 잡기 위해 이달 공격적인 통화 긴축을 시작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일어나기 전 수준 이상으로 올려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9일 캐나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캐나다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보다 4.8% 올랐다. 1991년 9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캐나다의 소비자물가는 캐나다은행의 목표 범위인 1∼3%를 9개월 연속 웃돌았다.
뱅크오브노바스코샤는 현재 0.25%인 캐나다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2%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26일 0.25% 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올해 금리가 6차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캐나다 기준금리가 앞으로 12개월간 최대 6차례 오르고 내년에 2차례 더 인상돼 2.25%까지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금리가 1.75%였다.

영국도 물가 급등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미 팬데믹 이후 세계 주요 국가 중에 가장 먼저 지난달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2월에도 금리가 오른다면 2004년 이후 첫 연속 인상이 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한 것도 각국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일 지급준비율 인하를 결정하면서도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전망에 저금리를 오래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의 OCBC 은행은 인도네시아가 연준에 이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 포인트 인상했으며 물가 급등 억제를 위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코로나19 직전 수준인 1.25%까지 올렸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다수 아시아 국가들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달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칠레, 코스타리카, 파키스탄, 헝가리, 아르메니아 등도 줄줄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22년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블로그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신흥시장에서 자본 유출과 통화가치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신흥국이 다양한 정책수단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도 지난달 5%로 1997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도 일각에선 점쳐지고 있다.

ECB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해 완화할 것이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설문한 전문가들은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1분기 4.1%, 2분기 3.7%에 이어 4분기에는 ECB의 물가 목표치인 2% 아래인 1.9%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도 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ECB가 연준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