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석탄 수출 금지’ 조치로 국제시장을 흔든 인도네시아가 이번엔 식용유용 팜유 생산업자들에게 내수시장 공급의무(DMO)를 한시적으로 부과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2월 팜유 수출 물량이 줄면서 국제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무하맛 룻피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식용유 생산업자는 오늘부터 계획된 팜유 수출량의 20%를 국내에 공급해야 하는 DMO 적용을 받는다”며 “업자들이 이익을 남기면서도 국내 식용유 가격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룻피 장관은 올해 인도네시아 가정과 산업계의 식용유 필요량이 570만㎘(킬로리터)로 추산됐다며 DMO를 통해 필요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무역부는 DMO 적용 기간을 묻는 말에 “가격이 예전처럼 안정될 때까지”라고만 답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의 팜유 생산·수출업자들은 세관 신고만으로 수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팜유 국제 가격 급등으로 인도네시아 내수 식용유 가격이 덩달아 오르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섰다.
팜유 국제 가격은 2018년 말 t당 500달러대에서 지난해 1천300달러가 넘는 등 세 배 가까이로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가격은 작년 초 L(리터)당 1만4천 루피아(1천166원)에서 올 초 2만 루피아(1천676원)로 40% 이상 올랐다. 볶거나 튀긴 음식을 선호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식용유 가격은 민심과 직결되는 품목이다.
앞서 룻피 장관은 이달 18일 “팜유 수출을 6개월간 허가제로 전환한다”며 “팜유 업자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팜유를 국내에 얼마나 공급할지에 대한 계획과 계약서를 별도로 제출해야 당국의 수출 허가 서류(PE)를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 부회장 토가르 시탕강은 “수출업자들이 DMO 기준을 준수하지 못해 당장 2월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룻피 장관은 팜유의 국내가격 의무제도(DPO)도 함께 발표했다.
이에 따라 팜유 원유(CPO)는 킬로그램 당 세금 포함 9천300 루피아, 올레인은 1만300 루피아 이하로 판매해야 한다. 또한 식용유 소매가격도 상한선을 발표해 2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당국은 내수시장 공급 의무와 가격 상한선을 위반한 업체를 적극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처럼 칼을 빼든 것은 팜유 국제가격 상승으로 생산업자들이 수출에 집중하면서 자국 업체에 공급을 줄였기 때문이다.
석탄도 마찬가지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국제 석탄 가격이 치솟아 석탄업자들이 내수시장 공급의무(DMO·생산량의 25%)를 어기고 수출해 집중, 발전소 전력 생산에 차질이 생기게 되자 올해 1월 석탄 수출 전면금지라는 초강경 수를 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까지 석탄 채굴업체 600여곳 가운데 DMO를 이행한 업체 171곳만 수출 재개를 허락했다.
에너지광물자원부 고문 이르완디 아리프는 2월이 되어도 DMO를 준수한 업체만 선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전날 온라인 세미나에서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