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민 / SPH KV 10
인도네시아의 한 대학생 술탄 구스타프 알 고잘리가 5년 동안 매일 찍어왔던 셀카 933장을 NFT로 팔아 14억 원의 수익을 올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인니 스마랑의 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고잘리(22)는 자신의 졸업식 때 사용할 타임랩스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2017년부터 매일 무표정한 자신의 얼굴을 찍었다. 처음부터 NFT로 돈을 벌 생각이 없었던 그는 우연히 블록체인 기술을 알게 됐고 사람들이 자신의 셀카를 수집하면 웃길 것 같아 NFT로 제작해 팔기 시작했다.
아무도 사지 않을 거라 생각해 한 장당 3달러로 올라왔던 사진들은 곧 인도네시아의 유명인 여럿이 사들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중 한 사진은 한화로 약 285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자신의 셀카가 이 정도의 인기를 끌지 예상하지 못했던 고잘리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왜 내 사진을 사는지 모르겠지만, 고맙다”라며 “돈을 어디서 벌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워 부모님께 아직 상황에 대해 말을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신의 셀카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남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고잘리는 이번에 번 돈을 학비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설립에 쓸 계획이다.
이렇듯 평범한 한 학생이 NFT로 큰 수익을 올리자 NFT에 대해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블룸버그는 지난해 NFT 세계 시장의 규모를 약 52조 3,600억으로 추산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불가토큰’으로 번역된다.
대체 가능한 토큰은 모두 같은 기능과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게 특징으로 귀금속이나 비트코인이 이것에 해당된다. 반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은 각자 고유성을 지녀 아무나 쓸 수 있는 디지털 파일에도 고유 소유권을 발행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 게시물, 밈, 음악, 게임 아이템, 스포츠, 디지털 아트 등이 모두 NFT로 전환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무가치하다고 여겨졌던 작품들이 NFT를 통해 그 가치를 알아보는 수집가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가 있으나 한편으론 우려도 일으키고 있다. NFT를 발행할 때 대상 파일의 저작권이 필요하지 않아 원작자도 모르는 사이 본인의 작품이나 소유물이 NFT로 거래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잠재력은 확실하지 않으나 비교적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한 NFT의 현재 인기는 아직 식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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