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허브 구축에 의지를 표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적극 구애하고 백신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제넥신의 현지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디 구나디 사디킨(Budi Gunadi Sadikin)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16일 로이터 통신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글로벌 제조 허브가 되고자 WHO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유럽을 방문했을 때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을 만났다”며 “WH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첫 장소로 지목했고 나는 인도네시아가 두 번째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WHO는 남아공과 mRNA 백신 기술 이전 허브를 세우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남아공을 생산 거점으로 키워 아프리카에 백신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남아공 외에 25개국이 WHO에 백신 허브 유치 의사를 보였다. 인도네시아도 그중 하나다. 사디킨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 백신을 수출하는 데 있어 좋은 위치에 있다”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무슬림 인구가 많아 (백신) 주사가 할랄이나 이슬람 율법에 부합한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백신의 할랄 인증 여부를 두고 혼란을 겪었었다. 백신에 돼지고기에서 추출된 젤라틴이 들어가 할랄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사의 백신에 젤라틴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도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는 확산을 막으려면 백신의 안정적인 조달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사디킨 장관은 “백신 개발·제조사인 노바백스, 제넥신, 시노백, 윌백스, 악투르스 테라포틱스, 안후이 지페이 롱컴 파마슈티컬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넥신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백신 1000만 도즈 공급에 합의했다. 현지 최대 제약사인 칼베파르마와 백신 상용화에 협력하고 있다.
칼베파르마는 제넥신이 개발을 주도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의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b/3상의 허가를 받았다. 베르나르두스 카르민 위나타(Bernadus Karmin Winata) 칼베 파르마 이사는 최근 “임상시험이 잘 진행되면 올해 말까지 백신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를 식품의약품안전청(BPOM)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