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베트남 주목하는 핀테크 업계

핀테크 업계가 국내 오픈뱅킹을 넘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도 신남방정책에 맞춰 현지 업체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해주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리적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은 정책적으로 모바일 금융을 밀어주면서 핀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 업체들은 현지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플랫폼을 확산시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KISA, 해외진출 상담회 지원…3년간 MOU 22건 체결
7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진행된 핀테크 글로벌 비즈니스 상담회에 총 27개의 국내 기업이 참여해 현지 기업들과 22건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KISA는 해외 핀테크 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핀테크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고, 2017년부터는 국내 핀테크 기업의 진출 희망국가에 대한 수요조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선정해 상담회를 이어왔다. 상담회에서는 현지 전자결제(PG)업체, 송금업체, P2P대출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와 1대 1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진다. KISA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지급 결제와 전자지갑, 베트남은 본인 인증과 블록체인 등 분야별로 각 국가에서 희망하는 수요가 있어 지원사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모바일금융 활성화 기대…정부 적극적 지원
지난해 상담회에 참석했던 핀테크 보안 전문기업 아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시스템통합(SI) 업체와 MOU를 체결했고, 베트남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상담회에서 6개의 베트남 IT솔루션 및 핀테크 업체와 미팅을 했고, 지난해 12월 한 차례 더 현지 기업을 방문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9500만명의 인구 중 은행계좌 보유율은 30%에 불과한데 반해 스마트폰 보급률은 70%가 넘어 모바일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 정부도 `2016~2020 전자상거래 발전 계획`을 통해 현금 외 결제 비중을 50%까지 확대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의 ICT 분야는 대부분 국내 업체의 기술이 다수 도입돼 있어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용이하다.

아톤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기술인 PKI기반 사설인증 및 OTP와 같은 인증솔루션 도입에 대한 수요를 파악했다”며 “베트남 현지 은행에서 사용자인증(KYC) 시스템 개발을 시작하고 있어 현지 파트너업체와 지속적으로 사업 추진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현금결제 플랫폼을 제공하는 세틀뱅크도 베트남, 싱가포르 등 현지 업체들과 기업간거래(B2B) 계약을 논의 중이다. 베트남의 모바일 상거래 시장은 연평균 58.6%씩 커지고 있으며, 지난 2017년 기준 전자결제 거래 규모는 126억4600만달러(약 14조7000억원)에 달했다. 세틀뱅크는 올해 하반기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업체들과의 플랫폼 제공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 소외계층 공략…현지 업체와 제휴 강화
인구 2억6000망명이 넘는 인도네시아도 주목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섬이 많고 아직 개발된 지역이 많지 않아 전체의 약 40%에 해당하는 인구가 기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모바일 금융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1억명이 넘는 인터넷 이용자 중 25% 이상이 20대의 젊은 층으로 구성돼 핀테크 시장이 활성화되기 충분한 소비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핀테크금융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공동행사 등의 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핀테크금융협회는 인도네시아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공식 협회로 127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핀테크 산업 관련 제도나 규제가 아직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라 현지 업체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MOU는 국내 업체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탄력을 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피플펀드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지방은행 BPR 유니버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은행통합형 P2P금융 모델`을 수출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의 취약한 금융IT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코어뱅킹 시스템 구축에 전문성이 있는 국내 업체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한 것이다. 피플펀드는 코어뱅킹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고, 그 위에 은행과 핀테크 업체가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얹힌 후에 현지 지방은행과 P2P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축하고 은행통합형 P2P금융 모델을 탑재하는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차원이라 국내 수준의 P2P금융 서비스를 현지에서 제공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KISA도 인도네시아 사무소 거점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KISA 관계자는 “현지 비즈니스 상담회는 지난해로 종료됐지만, 상담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기업 중에서도 10여 곳이 넘는 업체들이 아직도 해외 진출 관련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통해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나 콘택트 포인트가 필요할 경우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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