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실질 타결

– 한국, 품목 수 기준 95.5%(수입액 기준 97.3%) 시장 개방 확보
– 인니, 품목 수 기준 93.0%(수입액 기준 97%) 시장 개방 확보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16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실질 타결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양국은 이번 실질 타결을 계기로 연내 한·인도네시아 CEPA를 최종 타결할 방침이다.

CEPA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으로 양국간 상품·인력 이동뿐만 아니라 포괄적 교류·협력까지 포함하는 무역협정이다.

이번 CEPA 실질 타결에 따라 시장 개방 수준이 한국은 품목 수 기준 90.2%에서 95.5%(수입액 기준 93.6%에서 97.3%)로 올라갔으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품목 수는 80.1%에서 93%(수입액 기준 88.5%에서 97%)로 시장 개방성이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용 철강제품인 열연강판(관세율 5%), 냉연강판(5~15%), 도금강판(5~15%)과 합성수지(5%),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5%) 등 수출 금액이 큰 한국 주력 제품에 대해 관세 철폐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 수출 여건이 개선됐다.

특히 철강제품,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등 주요 품목은 발효 시부터 무관세가 적용된다. 민감성이 높은 주요 농수임산물은 양허 제외 등으로 보호된다. 섬유와 기계요소 등 중소기업의 품목도 상당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cepa일본과 비교하면 품목 수는 일본(93.3%)과 거의 비슷한 93.0%이고 수입액은 일본(94.4%)보다 높은 97.0%에 달한다. 특히 철강제품, 자동차, 합성수지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해 일본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확보했다.

유 본부장은 “인도네시아는 신남방 최대이자 앞으로도 더욱 성장이 예견되는 시장”이라며 “이번 CEPA를 통해 2007년 체결한 한·아세안 FTA에 근거하던 양국간 통상관계를 몇 단계 더 향상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업계가 인도네시아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자동차 부품이나 자동차용 철강제품 등 관세 즉시철폐를 확보한 한·인도네시아 CEPA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측 관심품목에 대해서도 이미 체결한 FTA의 개방 수준을 고려해 관세를 일부만 감축하거나 철폐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기로 했다. 다만 경우(3~5%, 즉시 철폐), 벙커C유(3~5%, 즉시 철폐), 정밀화학원료(5%, 3년), 원당(3%, 즉시 철폐), 맥주(15%, 5년) 등은 한국의 민감성이 높지 않아 이익 균형의 차원에서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한국의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서비스·투자 부문에서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대비 서비스 시장 개방 수준을 대폭 확대하고 한국 투자자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경우 보호 수준을 높였다. 이를 위해 온라인게임, 도·소매 유통, 건설 서비스 등 한국의 관심 분야를 신규 개방하고 인도네시아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율을 개선했다.

과학기술소프트웨어(SW)로봇 등 고급 전문인력은 양국 간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최혜국 대우 부여, 기술이전 요건 강제부과 금지 등 수준 높은 투자 자유화와 보호 규범을 확보했다. 양국이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자동차, 문화콘텐츠, 인프라, 보건 등 세부 분야에서도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공동연구와 전문가 교류 등의 논의도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편, 양국은 지난 2012년 한·인도네시아 CEPA 협상을 시작했으나 입장 차로 2014년 2월 제 7차 협상 이후 후속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조코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정상 간 CEPA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이후 지난 주 인도네시아에서 열림 제 10차 협상을 통해 상품, 서비스, 투자, 원산지, 협력. 총칙 등 6개 협상 분과 모두에 대한 실질 타결에 합의했다.

한편,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 약 200억 달러(약 24조 원)로, 아세안 10개국 중 베트남 다음으로 많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12위 교역 대상국이다. 성장 잠재력도 높은 편이다. 세계 4위 인구대국(2억7000만 명)으로, 평균 연령은 29세에 불과하다. 최근 연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2030년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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