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너명: NOW인터뷰 2019년 9월 20일(금) 출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도 두 달째 불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의 산불은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연례적인 일로 받아들일만큼 예상가능한 일이었다고 하죠. 어떤 내용인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인포스트 발행인을 전화로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화재가 시작된 게 언제쯤입니까?
먼저 인도네시아 날씨를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인도네시아는 건기와 우기가 6개월마다 바뀌는 데요, 건기는 4월부터 ~ 9월까지, 우기는 10월부터 ~ 3월까지입니다. 최근 국제적으로 화재가 되는 인도네시아 산불 사태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되어 9월이 가장 심각한 시기입니다.

특히 올해는 가뭄이 예년보다 2개월 정도 길고 비가 내리지 않아 강과 우물이 말라있고, 바짝 마른 숲은 불이 붙이면 빠르게 타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구역이 한 군데가 아니라면서요?
건기와 가뭄으로 인한 인도네시아 산불은 9월 중순 현재 3000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산불화재 면적은 32만 8천 700 헥타르(3천287㎢)를 태웠습니다. 이에 헬리콥터가 42대, 화재진압에 사용된 물이 2억 6,300만 리터라고 관계당국은 말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칼리만탄과 수마트라섬 6개 주에 산불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2달이 된 상태인데요, 9월 들어 연기 피해가 가장 심한 상태입니다.

√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불 진압 못하면 군경 책임자들의 옷을 벗기겠다’경고까지 했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화작업을 하고 있는 건가요?
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초에 국가재난 대비청장에 현역 중장을 배치했습니다. 이는 자연재난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전쟁으로 발생하는 피해보다 재산과 인명피해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산불방지와 진압에 군과 경찰 민간인 1만여명을 투입했지만, 한반도 만한 크기의 정글에 3000곳의 발화점을 막기는 역부족입니다.

√화재원인은 밝혀졌습니까?
화재원인은 수십년 째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연발화와 원주민 방화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산불지역은 수풀이 우거진 낙엽 퇴적층으로 쌓인 땅에서, 탄소가 발생하고 오랜 가뭄으로 자연발화가 되는 이탄지가 대부분입니다. 또 하나는 원주민의 방화입니다. 장마 비가 오기 전에 경작지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방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군경당국은 원주민 250명을 체포하고 10여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도 잠깐 이야기 나왔습니다만 인도네시아에서 일부 주민들이 고의로 숲에 불을 지른다는 거죠? 이유가 뭔가요?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야자유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어요. 전 세계 야자유 소비량은 연간 50억톤. 이중 85%를 인도네시아가 생산하고 있는 거죠. 인도네시아 농부들은 밀림에 불을 지르고 야자수 심기 위해서 화전을 일구고 있습니다. 이는 무책임한 팜오일 불량기업과 공무원들이 이를 방관하고 조정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서 화재 발생 지점으로 언급해주신 칼리만탄 섬이나 수마트라 섬은 생물학적으로도 보존되어야 할 동식물이 굉장히 많은 곳 아닙니까?
네..맞습니다. 원주민의 무분별한 화전으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고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뱀이 불에 타 통나무처럼 숨져 있는 것이 발견되어 원주민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뱀 이름이‘탕칼룩’이라고 부르는데요, 번역하면 뱀의 왕이라고 하구요. 신화와 전설에서만 볼 수 있는 영물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오랑우탄 서바이벌 재단은 센터에서 돌보고 있는 355마리의 오랑우탄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37마리가 호흡기 감염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수많은 희귀 야생동물 보호도 문제입니다. 이들이 화재를 피해 마을과 민가로 들어 올수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됩니다.

√ 고의로 불을 내는 지점의 경우 유독 연기도 많이 난다던데?
이탄지는 나뭇가지, 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장기간에 걸쳐 퇴적된 유기물 토지를 말합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이탄지 내 대규모 산불은 일반 화재보다 연기가 3배정도 더 납니다. 이로 인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서식지가 파괴되는 등 글로벌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이 연기 때문에 휴교령을 내리는 날도 많다 들었거든요.
깔리만탄 섬 5개 주정부는 연기가 심한 날에 모든 학교 휴교령을 내리고 마스크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주민 약 15만명이 산불 연기로 인해, 급성 호흡기 질환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노약자들이 천식 등 기관지 질환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11개 공항이 연무로 인해 혼란에 빠졌습니다. 해당지역에 사는 한인 동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이상 해당지역 공항에서 비행기가 연기 때문에 뜨고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공항관리공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110회 항공기가 결항되었고, 어제도 비행기가 이착륙하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착륙을 하려면 가시거리 3,500m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500m도 안된다고 합니다. 역대 가장 심했던 2015년보다도 더 심한 최악의 연무사태입니다.

√ 통신원께서 계신 곳이나 한인분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에선 연기 피해는 없는지요?
산불 연기 피해지역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직접적인 연기피해가 없습니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도시 상위권에 링크되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자연재해와 환경문제 때문에 수도를 이전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번 산불연기 사태가 발생한 지역이 수도이전 지역에 포함되고 있어서, 정부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기 때문에 인접국가인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항의도 상당하다, 들었거든요.
말레이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산불 연기로 인해 2,450개 학교가 휴교를 했고, 19일 어제까지 총 173만 학생이 연무로 인한 영향을 받고있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환경단체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고소 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매년 발생하고 있는 연무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다. 피해 배상금이 이슈인데요. 말레이시아 1 링깃(원화 285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합니다.

√ 이 같은 인접국의 항의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어떤 입장, 보이고 있습니까?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은 산불연기 문제가 복잡하기에 주변국가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산불지역에서 경작을 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기업 10개를 적발하고 강제조치를 취하자, 해당국가에서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의 진화작업 도움 제안에 대해선 공식답변 아직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실화 방화가 많기 때문입니다.

√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인공비를 만들 것이다, 이런 계획도 나온 것 같던데요.
재난당국은 그간 산불방지와 예방에 인공비 씨눈에 공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간 인공비 소금물 16만 4천 리터를 뿌렸습니다만 효과는 미비합니다. 유일한 방법은 10월부터 시작되는 장마가, 화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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