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 기업들에 총 132억 달러(약 14조6천억원) 상당의 인프라 건설 사업을 제안했다. 29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은 이달 23일 중국 광저우에서 중국수출신용보험공사(SINOSURE)의 후원을 받아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었다.
BKPM 당국자는 “이 행사에는 중국교통건설(中國交通建股-CCCC) 등 90개 중국 기업이 참석했다”면서 “인도네시아가 제안한 사업의 규모는 도합 132억 달러였다”고 말했다. 제안된 사업은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자발전사업(IPP)과 전국 각지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 등이다.
이 당국자는 “이미 관심을 표명한 기업도 있다”면서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는 재정적, 비재정적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안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사업이 아시아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힌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끈다.
일대일로 구상은 중국의 자본을 빌려 사회기반시설(SOC)을 건설한 국가가 빚더미에 오르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 등은 일대일로 관련 사업을 차례로 거부하거나 축소했고, 미얀마도 90억 달러(약 9조9천억원) 규모의 차우크퓨 항만 건설을 재검토하고 있다.
현지 건설업계에선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런 상황을 중국의 투자를 더 나은 조건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은 2014년 취임 이후 경제발전 기반 마련을 위한 도로와 항만, 전력 등 핵심 인프라 건설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예산 부족과 관련 제도 미비 등으로 인해 이러한 사업 상당수는 기대 만큼의 진척을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 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