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난타라 투자관리청 출범 계기,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기업 구조조정 단행
– 방만 경영·도덕적 해이 근절… 연말까지 750곳 폐쇄, 100조 루피아 절감 목표
– ‘과거 30년 치 투자 비리’ 전면 조사 예고… 푸푹·티마 등 경영 쇄신 성공 사례도 주목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만성적인 적자와 방만 경영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온 국영기업(BUMN)에 대해 사상 유례없는 고강도 수술에 착수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방송된 국정 대담 프로그램 ‘프라보워 대통령이 답하다(Presiden Prabowo Menjawab)’를 통해,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 조치로 현재까지 총 328개 국영기업을 전격 폐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절감한 국가 예산은 최대 50조 루피아(약 4조 3,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방만 운영에 쐐기… 다난타라 청 출범 후 ‘군살 빼기’ 가속
이번 대규모 청산 조치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영 자산의 통합 관리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설립한 다난타라 투자관리청(BPI Danantara) 주도하에 추진됐다. 그간 비생산적인 비용 지출과 중복 투자로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었던 공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쇄신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에 확보된 50조 루피아의 예산 절감 효과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집행되던 불필요한 간접비(오버헤드 비용) 삭감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백 개에 달하는 부실 공기업을 폐쇄함으로써 이사진 및 감사위원 보수, 불필요한 사옥 임대료, 관용차 유지비, 의전성 업무 회의비 등을 대거 축소할 수 있었다”며 “국가의 짐이었던 국영기업을 강력하고 수익성 있는 핵심 조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역설했다.
이 같은 전격적인 조치는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외국계 경제계에도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외국계 투자자들조차 ‘수백 개의 국영기업을 일거에 폐쇄할 결단력을 가진 지도자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실행에 옮기기 극히 어려운 결단이었으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구조조정 드라이브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328곳이 정리되었으나,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폐쇄 기업 수를 최소 750곳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정리 대상 기업이 400여 곳 이상 남아 있는 만큼,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총 예산 절감 규모는 최대 100조 루피아(약 8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 “국고 횡령하는 소수 무리 척결”… 피해 최소화 원칙도 병행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영기업의 구조적 부실 원인으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주인의식 부재’를 정조준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는 자금이 풍부하지만, 이를 부당하게 가로채는 소수의 대담한 무리가 존재해 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건설 프로젝트의 폐단을 구체적 사례로 지적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민간 기업은 엄격한 기한과 비용 압박 속에서 정밀하게 공사를 추진하지만, 일부 국영기업은 ‘국고는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그릇된 인식 아래 자재 대금을 부풀리거나 공금을 유용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심지어 국영기업이 특정 권력자들의 사금고로 악용되는 적폐도 존재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사진이 규제 당국보다 교묘하게 움직여 구조조정을 회피하려 할 때가 많았다”며 “다난타라 측에 문제가 있는 부실 공기업을 과감히 폐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이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규모 청산 과정에서 성실히 근무해 온 일반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공정한 처우 원칙에 따라 우수한 인력은 건실한 공기업이나 유관 기관으로 재배치하고, 조기 퇴직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합당한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해 사회적 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민간 영역 침범 중단 및 ‘과거 30년 투자’ 특별 재판부 통해 심판
국영기업의 과도한 사업 영역 확장도 제동이 걸렸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정부 산하 기관이 보유한 호텔만 130개가 넘는다”고 지적하며 “호텔 등 민간이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소비재·서비스 영역은 과감히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국영기업은 민간과의 경쟁 대신 국가 핵심 인프라와 전략 산업에 집중하고,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민간과의 상생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과거의 부패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사법 조치도 병행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고 손실을 유발한 과거 30년간의 역대 공기업 이사진 투자 내역에 대한 전면 조사를 예고했다. 그는 “특별 재판부를 설치해 지난 30년간 자행된 부실 투자와 국고 손실 책임을 철저히 추궁할 계획”이라며 “국가 자산에 막대한 해를 끼친 인사들에게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뼈를 깎는 쇄신 효과… 푸푹·티마 등 실적 급등 ‘결실’
정부의 강력한 반부패 기조와 경영 쇄신은 이미 일부 국영기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비료공기업 PT 푸푹 인도네시아(PT Pupuk Indonesia)다. 정부 시책에 따라 농가 지원을 위해 비료 가격을 20% 전격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통망 혁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252% 급증했다. 비료 보급 활성화에 따른 공급 물량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된 셈이다.
불법 채굴과의 전쟁도 공기업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방카 블리퉁(Bangka Belitung) 등지에서 대대적인 불법 주석 채굴 단속을 벌인 결과, 국영 주석 생산업체인 PT 티마(PT Timah Tbk)의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무려 9배(900%) 폭증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 같은 호실적은 정부와 국영기업 경영진이 결탁과 부정을 배격하고, 국가 자산을 더 이상 사유화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쇄신 의지를 공유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하며, 흔들림 없는 공기업 개혁 완수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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