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살며시 오는 저녁엔
그리움에 젖은 이들이 시를 씁니다
먼 옛날 하늘 끝 바알간 빛과
그 자리로 내리던 잿빛 어스름을 꺼내
묵향 가득한 문장을 만듭니다
노을이 불처럼 일어나는 저녁엔
떠나온 이들이 시를 씁니다
불길 일렁이는 빌딩 숲
심장과 눈동자로 옮겨붙은 불덩이가
시뻘건 덩어리를 토해냅니다
붉은 빛 사그라든 빌딩 사이
아름다워 서럽던 그 가을 저녁이
누굴 기다리듯 서성이다
약속 없이 돌아선 어느 날인가
시작 노트:
시를 쓴다는 것은 어떤 행위일까요?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인용시 「노을이 오는 어느 날인가」에서 살펴봅시다. “그리움에 젖은 이들이 시를” 쓰고 있습니다. 또 “떠나온 이들이 시를 씁니다” 떠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리움에 묻힐 수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그리움의 본질은 “누굴 기다리듯 서성이다/ 약속 없이 돌아선 어느 날”에 있지 않을까요? 최장오, 김현숙 두 분의 <부부 시집>이 세상에 나올 준비를 마쳤씁니다, 서시에 수록된 시를 미리 가져왔습니다.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글: 김주명(시인)
∥약력
제17회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엄마의 뜰> 우수상 수상
인문학클럽<인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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