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금융당국, 자본시장 ‘대수술’ 예고… 8대 개혁안 전격 발표

▲재무부 홈페이지 캡춰

MSCI 쇼크에 IHSG 급락… OJK-BEI, 신뢰 회복 위한 고강도 처방전 제시
유통주식 15% 상향·거래소 비상호화 추진 등 글로벌 스탠더드 정조준
시장 “유동성 및 투명성 제고 기대” vs “점진적 실행으로 충격 최소화해야”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보고서 여파로 인도네시아 증시가 요동친 가운데, 금융감독원(OJK)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BEI)가 시장 신뢰 회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개혁안을 내놓았다. 유동성 확대와 투명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이번 ‘8대 실행 계획’은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 MSCI 쇼크에 따른 긴급 처방… “글로벌 눈높이 맞춘다”

OJK는 지난 1일 자카르타 BEI 메인 홀에서 열린 ‘자본시장 참여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8가지 실행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8일 MSCI가 글로벌 지수 내 인도네시아 비중 확대를 동결한다고 발표하면서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IHSG)가 급락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당시 시장은 즉각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바 있다.

프리데리카 위댜사리(Friderica Widyasari) OJK 위원회 부의장 겸 의장 대행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국제 모범 규준(Global Best Practice)에 부합하고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에서 과감하고 야심 찬 개혁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천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8가지 실행 계획은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의 신뢰성 개혁을 가속화하기 위한 로드맵”이라고 강조했다.

◆ 유통주식 확대부터 거래소 비상호화까지… 8대 핵심 과제

OJK가 제시한 8가지 실행 계획은 시장의 유동성, 투명성, 지배구조, 그리고 시장 심화(Deepening)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상장사의 유통주식(Free Float) 비율 상향 조정이다. OJK는 일반 주주가 소유한 주식의 최소 비율을 현행 7.5%에서 15%로 두 배 상향하기로 했다. 이는 소유 구조를 국제 기준에 맞춰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신규 상장사에는 즉시 적용되며, 기존 상장사에는 유예 기간을 부여해 시장 충격을 완화할 방침이다.

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OJK는 최종 실소유자(UBO) 및 주주 계열사 식별을 위한 정보 공개 의무를 대폭 강화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투자 위험을 명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돕고 시장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식 소유권 데이터를 세분화하여 투자자 유형별 분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 글로벌 관행에 부합하는 보고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BEI)의 비상호화(Demutualization)가 추진된다. 현재 증권 중개사 중심인 BEI의 소유 구조를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개방함으로써 거래소의 독립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상장사의 이사, 감사 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의무화와 재무제표 작성자의 전문 자격증 제도 도입 등 기업 지배구조 기준도 한층 강화된다.

이 밖에도 OJK는 ▲시장 교란 행위(시세 조종, 내부자 거래 등)에 대한 법 집행 및 제재 강화 ▲자본시장 인프라 개발 및 상품 기반 확대를 통한 통합적 시장 심화 ▲정부·SRO(자율규제기구)·업계 간 협력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프리데리카 대행은 “이해관계자와의 협력과 시너지는 우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 SRO, 업계 관계자 및 관련 기관이 원팀(One Team)이 되어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시장 반응 “긍정적”… 충격 완화 위한 ‘속도 조절’ 주문도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OJK의 발표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8대 과제가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낮은 유동성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어 외국인 투자 유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증권분석가협회(PAEI)는 이번 개혁안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다비드 수티얀토(David Sutyanto) PAEI 회장은 2일 “이번 개혁은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끌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정밀하고 협력적인 정책 집행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PAEI 측은 유통주식 비율 상향과 소유권 투명성 강화 조치가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시장 가격 발견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의 무결성이 확보되면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PAEI는 “정책 실행은 반드시 점진적이고 비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하며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투자자 보호와 원활한 거래 활동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적응적인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이 꺼내 든 8가지 실행 계획이 ‘MSCI 쇼크’를 딛고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지, 향후 구체적인 이행 과정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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