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CERN, 스위스 제네바 본부서 양해각서(MoU) 체결
‘빅뱅’ 초기 우주 비밀 푸는 LHC 실험에 인도네시아 본격 합류
고성능 컴퓨팅 및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 분야 기여 확대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학 연구소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와의 협력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과학계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청(BRIN)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CERN 본부에서 ‘ALICE(대형 이온 충돌기 실험, A Large Ion Collider Experiment) 실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체결식에는 BRIN의 에디 기리 라흐만 푸트라(Prof. Edy Giri Rachman Putra) 과학기술인적자원(SDMI) 부청장이 직접 참석하여 서명했다.
이번 협약은 인도네시아가 세계 과학 연구 생태계 내에서 단순한 참여자를 넘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국가 과학 기술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 ‘빅뱅’ 직후의 우주를 재현하다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과학 실험 장비인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운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ALICE 실험은 LHC를 이용해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충돌시켜, 우주 대폭발인 ‘빅뱅(Big Bang)’ 직후 100만분의 1초 상태에 존재했던 ‘쿼크-글루온 플라즈마’ 상태를 재현하고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디 기리 부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LHC는 인류가 가진 극한의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라며, “이번 서명은 고에너지 물리학 데이터 분석 및 방사선 검출기 시스템 분야에서 인도네시아가 지속적이고 격상된 기여를 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컴퓨팅과 빅데이터 분야 집중 공략
과거 인도네시아과학원(LIPI)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던 협력은 BRIN의 주도 하에 더욱 방대하고 체계적인 형태로 진화했다. 이날 체결된 MoU의 부속 합의서(Addendum)에 따르면, 양측은 ▲글로벌 규모의 고성능 컴퓨팅(HPC) 기여 ▲검출기 시스템의 구축·운영 및 유지보수 ▲전 세계 LHC 컴퓨팅 그리드(WLCG)를 활용한 대규모 빅데이터 관리 ▲초전도 자석 및 고속 전자 시스템 기술 확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 국가 인재 양성과 미래 과학 기술 확보
BRIN은 이번 협력을 단순한 기초 과학 연구를 넘어 국가인재관리(MTN) 정책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첨단 공학 분야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연구원 및 대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에디 부청장은 “인도네시아가 단순한 관망자가 아닌 적극적인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도 노벨상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한편, BRIN 대표단은 방문 기간 동안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MEDICIS 실험실 등 CERN의 주요 시설을 시찰했다. 이는 CERN의 기초 과학 연구가 암 치료와 같은 의료 분야 및 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CERN에는 전 세계 100개국, 17,0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소속되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BRIN은 이번 심층적인 참여를 계기로 과학 외교를 강화하고 최첨단 기술을 확보하여 국가 발전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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