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통신부, 아동 보호 강화 위해 로블록스에 시스템 개선 강력 촉구

디지털 통신부 회의

장관, “인도네시아 아동 보호 규정 준수는 필수”… 콘텐츠 필터링, 자녀 보호 기능 강화 등 요구
로블록스, 전자 시스템 운영자(PSE)로서 안전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 책임 강조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세계적인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 대해 자국 아동 보호를 위한 시스템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학부모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로블록스 내 유해 콘텐츠 노출 및 부적절한 상호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주무 부처인 디지털 통신부가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뫼탸 하피드(Meutya Hafid) 디지털 통신부(Menteri Komunikasi dan Digital, 이하 Komdigi) 장관은 지난8월 14일 중부 자카르타(Jakarta Pusat)에 위치한 디지털 통신부 청사에서 로블록스 아시아 태평양(Roblox Asia Pacific) 대표단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뫼탸 장관은 인도네시아의 법규와 아동 보호 정책을 존중하고 이를 플랫폼 운영에 즉각 반영할 것을 로블록스 측에 요구했다.

뫼탸 장관은 회담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늘 로블록스 측에 인도네시아에서 시행 중인 아동 보호 관련 규정을 존중하고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강조했다”고 밝히며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배경: 확산되는 우려와 교육부의 ‘이용 자제’ 권고

이번 정부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는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퍼진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 들어 수많은 학부모와 교육 전문가들은 로블록스 플랫폼 내에서 아동들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으며, 낯선 사용자들과의 부적절한 상호작용으로 인한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해왔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초중등 교육부(Kemendikdasmen, Kementerian Pendidikan Dasar dan Menengah)는 최근 전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로블록스 게임 이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는 로블록스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아동의 정서 발달과 안전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교육 당국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구체적 요구사항: 접근 제한, 필터링, 자녀 보호 강화

이러한 사회적 우려와 교육부의 조치에 따라, 디지털 통신부는 로블록스에 세 가지 핵심 개선 사항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첫째, 아동 이용자 간의 소통 접근 제한이다. 아동들이 검증되지 않은 낯선 사용자와 무분별하게 소통하며 발생할 수 있는 온라인 그루밍 등 잠재적 범죄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둘째, 저속한 이용자 제작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 UGC) 필터링 강화다. 로블록스의 핵심 특징인 UGC 시스템이 유해 콘텐츠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폭력적이거나 부적절한 언어, 이미지 등을 사전에 걸러내는 강력한 필터링 기술을 도입하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셋째, 명확하고 실효성 있는 자녀 보호 기능(Parental Control) 제공이다. 학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 채팅 상대, 접근 가능 콘텐츠 등을 손쉽게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직관적으로 개선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안내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뫼탸 장관은 “이번 개선 요구는 인도네시아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유해한 콘텐츠와 부정적인 상호작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는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PSE’로서의 사회적 책임 강조… 정기적 평가 예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로블록스가 2022년부터 인도네시아 법률에 따라 등록된 ‘전자 시스템 운영자(PSE, Penyelenggara Sistem Elektronik)’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PSE 등록 사업자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안전하고, 유익하며, 생산적인 인터넷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할 의무가 있다.

뫼탸 장관은 “우리는 로블록스가 젊은 이용자들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플랫폼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공간이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배우고, 놀며, 창작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밝혔다.

디지털 통신부는 로블록스에 시스템을 개선할 합리적인 시간을 부여하는 한편, 향후 로블록스 게임 플랫폼이 인도네시아 관련 규제와 정부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의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PSE 규정에 따른 접속 차단 등 추가적인 강력한 조치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 인도네시아 BCA 0657099868 CHONG SUN * 한국 계좌번호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