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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강국인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한 단계 격상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는 양국뿐 아니라 역내 질서, 특히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의 통합과 역동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역사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날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태국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아 20년 만에 방콕을 공식 방문했으며, 방콕 정부청사에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양국 정상, 연내 첫 공동무역위원회 개최 합의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패통탄 총리는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 각하의 태국 공식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외교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정치·경제·국방 등 다각적인 협력이 폭넓게 논의됐으며, 그 일환으로 양국이 올해 중 ‘제1차 공동무역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공동무역위원회는 양국 간 무역 확대 방안, 투자 유치, 경제정책 협의 및 교류 활성화, 실질적 협력 사업 발굴 등을 의제로 연내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두 정상은 “올해 양국 교역 규모가 1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양국 인구와 경제적 역량을 고려하면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상호 시장 진출 확대와 민간 부문 교류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투자 협력 확대…에너지·농식품·첨단산업 주목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 등을 앞세워 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문호를 넓히는 동시에, 에너지·농식품 관리 및 저장 등 분야에서의 합작 투자 가능성을 적극 제시했다. 양국은 농산물 무역, 할랄(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 상품) 산업, 지속가능한 어업, 녹색 재생에너지 개발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패통탄 총리는 “프라보워 대통령께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태국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양국 투자기관과 민간기업도 협력 확대에 적극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방위·법집행 협력, 아세안 중심성 재확인
양국 협력은 경제를 넘어 방위산업, 군사훈련을 포함한 국방 협력, 해양 안전, 인신매매·불법 도박 등 초국경 범죄 근절, 법집행 분야로도 확대된다. 정상들은 정기적인 고위급 상호 방문과 기존 양국 외교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해 정치·안보 신뢰를 공고히 하고, 각국 외교장관에게 전략적 동반자 행동 계획 수립을 직접 주문했다.
아울러, 최근 미얀마 사태 등 역내 지정학적 불안에 공동 대응하고, ASEAN의 중심성과 통합 강화에도 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패통탄 총리는 “태국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역내 주요국과 연대하여 미얀마의 평화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광 및 인적 교류 분야 대폭 확대

양국은 국민 간 교류 증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크루즈 관광, 건강·의료 관광, 국제회의·전시회(MICE) 관광 등 양방향 관광객 확대는 물론, 문화·교육 프로그램, 청년 및 전문가 교류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양국 교류가 아세안 전체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정과 신뢰에 기반한 新파트너십’…역내 파급 효과 기대
양국은 수교 75주년이라는 역사적 계기와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우호와 상생, 평화와 번영을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선언했다. 이번 합의는 향후 동남아 지역 질서와 아세안 경제공동체 강화, 역외 세력에 대응하는 집단 전략 구상 등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회담 말미에 패통탄 총리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우정과 신뢰에 깊이 감사드린다. 가까운 시일 내 인도네시아를 다시 찾고 싶다”며 양국이 ‘새로운 100년’의 동반자 여정을 함께 열어갈 것임을 확인했다.
동남아시아 두 경제 강국의 결속과 협력 강화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아세안 전체의 미래 구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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