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상호 관세 정책 시행을 90일 유예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의 신속한 외교적 대응이 미국 측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워싱턴 D.C.의 공식 초청을 받은 첫 국가 그룹에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 관세 정책은 당초 계획과 달리 시행이 90일 연기되어 2025년 6월 9일까지 유예됐다. 이에 맞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외교 및 협상 노력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대표단은 4월 16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워싱턴 D.C.를 실무 방문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방문 기간 중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재무장관, 상무장관 등 주요 경제 부처 수장들과 만나 상호 관세 정책의 영향과 양국 간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14일(월) 경제조정부 청사에서 열린 ‘미국 정부와의 무역 관세 관련 회의 준비를 위한 실무 조정 회의’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아일랑가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워싱턴 초청을 받은 첫 국가 그룹 중 하나”라며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미 미국 측에 전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앞서 미국 상무장관, USTR 대표, 재무장관에게 공식 서한을 발송했으며, 이번 협상을 위해 ▲관세 ▲비관세 장벽(NTMs) ▲무역 및 투자 협력 ▲금융 부문 등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논페이퍼(non-paper)’ 형식의 제안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일랑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상쇄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계획을 언급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내 미국 기업의 투자 유치 확대와 미국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 있는 인도네시아 기업 지원 방안 등 투자 관련 사안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실무 조정 회의에서는 미국 방문 준비 외에도 프라보워 대통령이 최근 지시한 해고(PHK) 문제 해결 및 고용 기회 확대를 위한 대책반, 규제 완화 대책반 구성 등 국내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아일랑가 장관은 “대외 협상 노력과 국내 경제 문제 해결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관련 정책 패키지를 발표해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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