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충격에 한국 경제규모 6조3천억 후퇴”…쏘나타 22만5천대 맞먹어

수출차량 야적장

한은, 실질 GDP 작년 4분기 1조7천억·올해 연간 4조6천억 감소 전망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씨티 “3월 탄핵 가정해도 올해 성장률 1.5%”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미친 충격의 규모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줄어들고, 그만큼 지난해 4분기와 올해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 때문에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한은은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28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이 수치가 1.6~1.7%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음 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종전 전망치보다 0.2~0.3%p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며, 이 중 약 0.2%p가 계엄 여파 때문이라는 게 한은 판단이다.

올해 성장률을 1.9%로 가정한 실질 GDP는 2천335조4천370억원인데, 이보다 0.2%p 낮은 1.7%에서 실질 GDP는 2천330조8천530억원으로 4조5천840억원 줄게 된다.

단순 계산하면 계엄 여파로 올해 이만큼 실질 GDP에 구멍이 날 거라는 의미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4분기 GDP도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한은은 조만간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0.5%의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0.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4분기 성장률을 0.5%로 가정하면 2천291조8천910억원, 0.2%로 가정하면 2천290조1천740억원으로 1조7천170억원 차이가 난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고려한 GDP 감소분을 모두 더하면 6조3천1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 대에 2천800만원가량 하는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를 22만5천여대 더 팔아야 메울 수 있는 규모다.

실제 직·간접 충격은 이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애초 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높게 잡았다”면서도 “계엄 여파에 따라 내수를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이 약 0.2%p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은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환율 급등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이 제약받게 됐다”며 “전체적인 경제 충격 규모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치 불확실성이 신속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 조정에 따른 GDP 변동(단위:십억원)
구분 실질 GDP 성장률 연간 실질 GDP 격차
작년 4분기 0.5% 가정시 2,291,891 -1,717
0.2% 가정시 2,290,174
올해 연간 1.9% 가정시 2,335,437 -4,584
1.7% 가정시

해외 투자은행(IB)인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헌법재판소가 3월 중순께 탄핵을 인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5%로 낮췄다.

한은은 전날 블로그에서 “무엇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되고 이에 따라 내수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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