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4% 불과하던 ‘中 리튬’ 비중 35%로 늘어
中기업, 공급 늘리고 가격 인하 방식으로 경쟁업체 따돌려
수년간에 걸친 서방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광물 시장 지배력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중국이 ‘광물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 사업 확장을 통해 공급을 과도하게 늘리고 가격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경쟁 기업들을 따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채굴되거나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채굴한 리튬 비중은 2018년 전체 시장의 14%에 불과했지만 올해 35%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내에서 이뤄진 리튬 정제 비중은 63%에서 70%로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 밖에서 생산된 정제 코발트가 1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광물업체 다턴코모디티즈 집계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의 경우, 중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진출 후 대규모로 생산하면서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일례로 중국 국영기업인 쯔진광업은 공격적 인수 작업을 통해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리튬 생산량을 저점 대비 85배 늘리고 내년에는 5배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 하에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 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서방 기업들이 부패하고 불안정하다고 치부해온 인도네시아·말리·볼리비아·짐바브웨 등 자원 부국들에도 진출하고 있다.
반면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는 프랑스 정부의 지원안에도 불구하고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해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뉴칼레도니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서방 기업들의 공장 가동 중단은 이어지고 있다.
서방 기업들로서는 중국의 이러한 공격적인 흐름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래스트마켓츠의 윌리엄 애덤스는 “그것이 중국의 사업 방식이다. 중국은 알루미늄·시멘트·니켈 등의 영역에서 생산능력을 늘리려 한다”면서 “중국기업들은 모두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과잉 공급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 장관은 중국 기업들의 행위가 의도적일 수 있다면서 “캐나다와 동맹국의 기업들을 몰아내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지난달 경고했다.
캐나다 광물업체 탤런메탈스 관계자는 서방 기업들이 시장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이 정책금융의 지원을 받는 만큼 불공정 경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서도 중국산 배터리 물질을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 7천500달러(약 1천25만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한 데 이어 최근 천연흑연 등 핵심 광물에 대한 대중국 관세를 올리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서방 기업들은 이러한 정책들로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규제 우회로를 찾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WSJ은 덧붙였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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